“에너지 외 산업전반 업무 미숙···문책성 시각”탈원전 프레임 갇혀 자동차 등 제조업 못챙겨文 정부 2기내각···산업부에 성윤모 특허청장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5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 추진 과정에서 비판이 나온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대학입시 개편안에 따른 민심 악화를 불러온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교체됐다.
최근 경제성과 부진을 이유로 기획재정부 등 경제팀 경질 가능성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근 움직임은 그보다는 장관별 업무평가에 따른‘실질수요’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용부와 산업부를 제외하면 흔히 경제팀으로 보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처럼 김동연 부총리를 필두로 대다수 경제팀은 유임에 성공했지만 취임한지 1년 조금 넘은 백 장관은 홀료 청와대 개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고용 쇼크’등 일자리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은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는 에너지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전환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탈원전’프레임에 갇혀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주력산업의 부진탈출 해법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최근 들어 백 장관이 산업문제에도 심혈을 기울이긴 했지만 산업부 자체가 에너지쪽에 치우친 모습을 보인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올해 초 자동차, 반도체·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사물인터넷(IoT) 가전, 에너지신산업 등 5대 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또 민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최대 160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2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산업혁신 2020’을 제시했다.
그러나 산업부 내부에서조차 아직 국민이 체감할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산업부가 기업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다. 새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온실가스 배출권 등의 정책이 발표됐지만, 기업을 위한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으로 국민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누진제 완화 등에 대한 정책을 발 빠르게 발표해 올 여름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걱정하는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시켜줘야 했지만, 미온적인 대처로 불만이 절정에 달해서야 누진제 대책을 발표하는 답답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산업부 장관 교체를 두고 문책성 인사라는 시각이 강하다. 백 장관이 1년 간 물의를 일으킨 적도 없지만 새 정부 기조에 맞는 임팩트 역시 없던 것이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는 추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교수 출신인 백 장관의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에너지 외에 다른 산업분야를 잘 모르고 ‘탈원전’에 얽매여 전반적인 산업부의 업무처리를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정부 관계자는 “개각은 명분이 중요하다”며 “업무처리가 미숙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장관을 교체할 이유는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백 장관이 가장 못한 것은 업무처리가 아니라 언론 플레이”라고 덧붙였다.
백 장관의 후임으로는 성윤모 특허청장이 부임한다. 성 청장은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산업부 정책기획관, 대변인 등을 거친 정통관료다. 또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실 산업경제정책과장,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산업정책 전반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청에서 경영판로국장, 중견기업정책국장도 맡아 대·중소기업 상생정책 집행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최근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새로 오는 산업부 장관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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