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아웃도어→빈폴스포츠 변경 등가을 스포츠웨어 브랜드만 3개 론칭美러닝화 판권도 획득···시장공략 박차
패션 시장의 장기 침체 속에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은 이 사장이 스포츠웨어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일상 속에서 운동을 즐기는 ‘애슬레저’ 트렌드, 주52시간제로 인한 여가 시간 증가 등으로 활기를 띄고 있다. 이 사장은 다양한 스타일의 스포츠웨어를 잇따라 선보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패션은 지난달 빈폴아웃도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빈폴스포츠로 변경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활동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기능성웨어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위해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면서 여성 고객과 젊은 층의 호응이 기대된다.
실제로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선보인 패션 스니커즈 ‘POC 300’는 한달 만에 2000족이 판매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마케팅이 톡톡히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패션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한달간 집계한 결과, 트와이스의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300만 뷰를 돌파했고 트와이스 멤버들의 화보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되면서 전체 고객 중 20대의 유입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또 삼성패션은 스포츠 시장 중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러닝 시장을 겨냥해 미국 러닝 브랜드 브룩스의 국내 판권을 취득했다. 의류는 라이선스를 별도로 획득해 자체 기획·생산도 할 예정이다. 브룩스 러닝은 워렌 버핏이 투자해 ‘워렌 버핏 운동화’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러닝 시장 점유율 1위, 세계 3위 전문 러닝화 브랜드다. 삼성패션은 브룩스 러닝을 통해 20~30대 젊은 러너들을 공략하고 국내 1위 러닝 전문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특히 러너들이 여럿이서 함께 달리며 끈끈하게 소통하는 문화를 공략하기 위해 서울 신사동 ‘세로수길’에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를 러너들을 위한 체험형 매장으로 꾸몄다. 2층은 일반적인 매장이지만 1층은 카페, 3층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라커룸 개념의 ‘러닝허브’로 마련됐다. 이 ‘러닝 허브’ 공간은 전국 주요 러닝 코스에 ‘정거장 개념’의 소규모 시설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패션은 토리버치의 스포츠 라인인 토리 스포츠의 국내 전개도 본격화 했다. 삼성패션은 이달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토리 스포츠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다음달에는 토리버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토리 스포츠를 선보인다.
이 사장이 스포츠웨어 브랜드만 3개나 내놓은 것은 국내 패션 시장이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스포츠웨어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2009년 2조9335억원에서 지난해엔 전년 대비 5.4% 증가한 7조11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패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인 1.9%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 사장은 2015년 말 단독 사장에 오른 후 삼성패션을 매출 기준 업계 1위에 올려놨으나 수익성 개선은 아직 미흡하다. 실제 삼성패션의 매출액은 이 사장 단독 체제 첫해인 2016년 전년보다 6.0% 증가한 1조843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수년간 국내 패션 시장 1위를 유지하던 이랜드월드를 제치고 업계 1위에 등극하기까지 했다. 당시 영업손실이 405.7%나 증가하며 452억원의 적자를 봤으나 이듬해인 2017년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이익 규모가 뒷걸음질 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출액은 주요 브랜드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8759억원을 기록하면서 상반기에도 업계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러시아 월드컵과 빈폴 브랜드 캠페인 등으로 2분기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31.1% 감소한 55억원에 머물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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