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하 KB국민은행지부는 ▲신입행원 페이밴드 폐지 ▲기간제근로자 정규직 전환 ▲계약직 근무경력 인정 ▲임금피크제 진입시점 연장 등을 놓고 사측과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이 대부분의 안건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실시된 전 조합원 투표에서 96.01%의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행위 돌입이 가결됐고 이후 몇 차례의 교섭이 진행됐지만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8일까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지난 4일 사측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자제를 당부하는 동영상을 일방적으로 상영하면서 노사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같은 날 경영진 54명이 ‘총파업으로 영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책임을 지겠다’면서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것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겉으로는 성실하게 교섭하겠다고 말하면서 뒤에서는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 방해와 협박을 목적으로 위장 쇼를 벌이는 이중적인 태도”라면서 “노동자들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바로 그런 태도 때문에 이번 총파업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면서 KB국민은행의 총파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지부의 상급단체인 금융노조도 34개 지부 전체의 연대로 함께 하겠다는 입장이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KB국민은행 사측은 산별교섭 합의 정신을 왜곡하고 귀족노조의 프레임을 씌워 KB국민은행 노동자들을 비방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선례가 전체 은행권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노조 또한 전체 지부의 역량을 모아 KB국민은행 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 승리를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전망도 배제할 수는 없다. KB국민은행지부도 총파업 전까지는 교섭에 임할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부 관계자는 “노조를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하며 노동자 간 차별 철폐 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사측이 성실교섭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노동조합이야말로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진정으로 파국을 막고 싶다면 사측은 즉각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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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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