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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확대 불가’ 남양유업, 저배당 정책 속 오너 보수는 ‘십수억대’ 눈살

‘배당확대 불가’ 남양유업, 저배당 정책 속 오너 보수는 ‘십수억대’ 눈살

등록 2019.02.12 15:31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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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배당율 3년 연속 0.14%···크스피 평균에 크게 못 미쳐홍원식 회장은 같은 기간 매년 연봉으로만 16억원 이상 챙겨최근 5년 R&D 투자 비중도 매일업·롯데푸드에 비해 낮아 남양보단 덜 하지만 매일도 배당율 낮고 김정완 회장 보수 많아

국내 유제품 업계 선두그룹으로 꼽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저배당 정책 속에서 오너 보수는 매년 십수억대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에 “최대주주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며 거부했지만 남양유업이나 매일유업 모두 연간 등기임원에 지급한 보수 총액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이 오너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남양유업은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을 늘릴 수 없다고도 했는데 이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 비중은 경쟁사들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의 시가배당률은 각각 0.14%, 0.65% 수준이다. 유제품업계 경쟁사인 롯데푸드의 시가배당률이 같은해 3.98%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특히 남양유업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3년 연속 0.14%의 시가배당률을 유지하고 있다. 0.14%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의 1년 만기 신규 정기예금 금리(1.98%)의 1/14 수준이다.

이러한 남양유업의 배당정책은 최근 주주가치 향상 등이 강조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들이 시가배당률을 늘린 것과 대조된다. 2017년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배당률 평균은 전년대비 0.06%p 오른 1.86%였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도 0.07%p 증가한 1.58%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은 주주환원정책엔 소극적이었지만 오너 보수에는 후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2015년 등기임원 총보수 28억8200만원 중 16억19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이듬해에는 등기임원 총보수 31억4700의 59.8%에 해당하는 금액인 18억8100만원을, 2017년에는 27억8500만원 중 58.1%인 16억1900만원을 보수로 가져갔다.

매일유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미만의 시가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매일유업도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에게 적지 않은 보수를 책정했다. 매일유업의 시가배당률은 2015년 0.3%에서 이듬해 0.66%로 늘었지만 2017년 0.65%로 다시 감소했다. 반면 해당 기간 동안 김정환 회장의 보수는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2015년 등기임원 총보수인 27억6600만원 중 김 회장은 13억6700만원을 챙겼다. 2016년에는 총보수 33억1300만원 중 67%인 22억2200만원을 가져갔다.

2017년의 경우 총보수 34억6700만원 중 46%에 해당하는 16억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보수가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이영호 전 롯데푸드 대표가 2017년에 5억900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홍 회장과 김 회장의 보수 규모가 현저히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투자 측면에서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롯데푸드보다 낮은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1일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고배당보다는 사내유보를 함으로써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거절한 남양유업의 경우 3사 중 투자액이 가장 낮았다.

최근 5년간 투자액을 살펴보면 남양유업은 2014년 세종공장 신형 건조기를 도입하는데 500억원, 2018년 남양F&B 설비에 270억원을 사용했다. 반면 롯데푸드는 같은 기간 중앙연구소 건립, 평택공장 재건축, 포승공장 분유라인 증설 등에 3900억원을 투자했다. 매일유업도 평택공장 및 상하치즈공장 시설투자 등에 총 1800억원을 투자비로 사용했다.

연구개발비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남양유업은 매년 매출의 0.5% 수준만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67억7700(0.56%)만원이던 연구개발비를 이듬해 61억5200(0.5%)만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44억63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0.55% 수준에 그쳤다.

반면 매일유업은 2015년 0.53%(81억8700만원)던 연구개발비 비중을 2017년 1.04%(91억21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일유업의 연구개발비는 88억1700만원으로 매출 대비 0.9% 수준을 유지했다. 롯데푸드의 경우 2015년 0.82%(140억5900만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를 매년 늘려 2017년 0.98%(178억7000만원)를 기록, 지난해 3분기에는 139억6400만원을 투자해 1%까지 비중을 끌어올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늘릴 경우 대주주가 이득이 많기 때문에 배당을 늘리지 않겟다는 것은 궤변”이라며 “오너일가가 양보해 차등배당을 적용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이 증가할 경우 종합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부담되니 비교적 조정하기 쉬운 급여로 이득을 챙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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