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가 연초 대비 30% 급락올해 매출 1위 인텔에 다시 뺏길 전망이재용 부회장 ‘진짜 실력’ 발휘 본격화비메모리 키우고 글로벌 M&A 추진할듯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개월간 D램 고정 가격은 지난해 연말 대비 30%가량 급락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1분기 전망치였던 19.5% 감소 수준을 2개월만에 뛰어넘었다.
D램 가격 급락은 이 분야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2017~2018년 2년 연속으로 반도체 업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인텔이 24년 연속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2년 만에 인텔에게 자리를 내주는 셈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9.7% 감소한 631억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인텔은 70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D램 가격은 올해 상반기까지 부침을 이어가다가 하반기부터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이 인텔을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통해 내년에 다시 인텔과의 진검승부를 펼쳐야 하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메모리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말했던 ‘진짜 실력’이 비메모리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반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차량용 반도체,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를 비롯해 파운드리(수탁생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삼성전자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모바일AP, 이미지센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등이다.
모바일AP와 이미지센서 등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삼성전자 주요 제품들에 탑재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하만 인수 이후 본격적으로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특히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최근 ‘28나노 FD-SOI(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공정 기반 eMRAM(내장형 MRAM)’ 솔루션 제품을 출하하면서 파운드리 분야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
MRAM은 비휘발성(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됨)이면서도 DRAM 수준으로 속도가 빠르다는 특성을 가지는 메모리 반도체다. 이 두 기술이 합쳐져 전력을 적게 소모하면서 속도도 매우 빠르고, 소형화가 쉬우면서도 가격까지 저렴한 차세대 내장 메모리가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SoC(시스템온칩)에 이 제품을 결합했다. 올해 안에 1Gb eMRAM 테스트칩 생산을 시작하는 등 내장형 메모리 솔루션을 지속 확대해 차별화된 파운드리 경쟁력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에도 삼성전자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위 회사인 ‘NXP’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회사 측이 이를 공식 부인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 M&A의 시장의 잠재적인 매물로 나와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네덜란드에 본거지를 둔 NXP는 퀄컴이 470억달러에 인수를 추진했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인수가 무산됐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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