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도입 반대와 남용방지장치 제안 의견서 제출“향후 보통주로 자동전환되는 ‘일몰조항’ 등 의무화 해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교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차등의결권 도입 벤처기업법 개정안(최운열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여당은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허용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기업가치가 1조원이 될 때까지 차등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쪽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기본적으로 차등의결권 도입에 반대하지만 논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판단해 최소한의 남용방지 장치를 제안하기 위한 수정 의견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경제개혁연대는 “의견서에서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경우 기한부 일몰 조항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시 5년 이내로 기한을 정하고 그 기한이 만료되면 보통주로 자동 전환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벤처기업 창업주의 경영노하우가 기업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보장하고 벤처기업 상장을 활성화한다는 최운열 의원 개정안의 취지에 부합하면서도 차등의결권에 따른 사익편취와 참호구축 위험을 효율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장 기업에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는 미국에서도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들이 시간이 갈수록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성과가 낮아진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근 기한부 일몰조항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은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벤처기업이 한번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고 창업주가 더 이상 경영자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돼도 경영권을 보장해주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게다가 최근에는 벤처기업이 기업가치 1조원이 될 때까지 차등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까지 언급되고 있다”며 “2019년 3월 6일 현재 코스닥 벤처기업(벤처기업 해제 후 7년 미경과 기업 포함)은 총 588개 사로 평균시가총액은 1868억 원이며 이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11개 사(1.9%)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가총액 성장률을 8%로 가정해 코스닥벤처기업들이 지금부터 시가총액 1조원을 달성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구하면 평균 30년이 걸리는데 일부 고속성장 기업을 제외하고는 창업주의 지배권을 사실상 영구 보장해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더라도 기한부 일몰조항을 의무화해 차등의결권의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경제개혁연대는 차등의결권 소유자에 대해 ▲이사 또는 집행임원이어야 하고 ▲출자지분의 2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며 ▲차등의결권 기업의 상장은 거래소가 질적 심사를 통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회사와 소유자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더불어 차등의결권 기업에서 이사회와 일반 주주가 창업주의 독단을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보통주 주주들의 주주총회 의결권 지분 1/3이상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선임 등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차등의결권 주주도 주당 1표만 행사 ▲이사회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등 의무 설치 ▲주주대표소송 제기요건 완화 등 차등의결권 기업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