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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1위 ‘카스’ 가격 인상에 당황한 하이트진로

맥주 1위 ‘카스’ 가격 인상에 당황한 하이트진로

등록 2019.03.26 17:07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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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테라’ 출시 견제하듯 가격 인상 도매상 사재기 불보듯···3년 전 악몽 떠올라음식점 1병 5천원 임박 국산 점유율 하락 불가피

맥주 1위 ‘카스’ 가격 인상에 당황한 하이트진로 기사의 사진

국내 맥주업계 점유율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주력제품인 카스를 비롯해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가격을 내달 4일부터 5.3% 인상키로 하면서 하이트진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도매상들의 사재기 가능성에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오비맥주의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도매상들, 카스 가격인상 전 사재기 불보듯 = 하이트맥주는 3년 전 ‘카스’의 가격 인상으로 실적악화에 시달렸다. 공장 출고가격 인상을 예고하면 도매상들은 사재기에 나서고 경쟁 제품은 그 물량만큼 납품을 못한다. 담배나 소주 등 서민 기호식품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릴 때마다 빚어진 사재기 현상은 이제 하나의 업계 관행으로 자리잡았지만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매상들은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해 가격 인상 전에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도매상들은 맥주 제조업체 출고가에 10원~20원의 마진을 붙여 판매가격을 정한다. 이 가격은 유통단계를 거칠 때마다 마진이 붙는다.

가격 인상 직전에 물량을 확보할 경우 맥주 한 박스당 2000원 가량의 차액을 얻을 수 있다. 물량을 대량 확보하면 상당한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쟁사 제품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통상 가격 인상설이 돌면 1위 업체 제품에는 ‘사재기’가 일어나고 2위 업체 주문량은 크게 줄어든다. 도매상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재고 창고에 카스만 쌓아놓다보니 하이트나 클라우드 등 다른 맥주를 받을 공간조차 사라진다.

실제 3년 전 도매상들의 사재기로 하이트맥주의 상반기 매출은 급감했다.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 맥주를 출시한 직후여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매출 점유율 1위 카스에 밀리는 상황에서 카스의 가격 인상 예고는 곧 신제품 판매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비맥주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으로 도매상들의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테라맥주가 시장 안착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 종가세를 폐지하고 종량세를 도입하면 국산 맥주는 세율이 낮아져 오히려 출고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다. 서둘러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인상한것은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테라맥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맥주가격 도미노 인상 가능성은 = 국내 1위 맥주 카스의 가격인상이 단행되면서 하이트, 클라우드 등 나머지 국산 맥주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올라설 지 주목되고 있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카스가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 주자들도 뒤따르는 게 관행이다. 마지막 가격 인상이 있었던 3년 전에도 카스의 가격인상 직후 하이트맥주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 맥주는 가격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신제품 테라 역시 출고 3개월이 지나지 않아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카스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사재기 현상이 단기적인 매출에 악영향은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점 ‘맥주 한병 5000원’ 시대 = 카스맥주의 가격인상으로 식당가의 평균 맥주가격이 또 한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전 카스의 가격 인상으로 맥주 1병에 평균 3000원이었던 가격은 40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공장과 도매상, 중간 유통사를 거치다보면 일반 식당에서는 최소 1병당 500원 가량 가격을 올려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음식점에서 맥주는 보통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조정한다. 때문에 기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출고가격이 카스나 하이트에 비해 200원이 비싼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이미 식당가에서 1000원씩 높은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입 맥주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산 맥주 점유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 가격까지 오른다면 국산 맥주의 점유율은 또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맥주 가격 인상에 네티즌들은 “이제 음식점에서 맥주 한병 시키기도 부담스러워 졌다”며 “차라리 마트나 편의점에서 4병 묶음 1만원에 팔고 있는 수입맥주를 사서 마시는 편이 훨씬 낫겠다”는 반응 비춰지고 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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