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학회 발표 논문···“표본 변동 효과 제거하면 별 변화없어”
8일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재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2018년도에 발생한 가구소득 분포의 변화’ 논문은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논문은 통계 표본 변동 효과를 제거하면, 1분위 소득은 작년 2∼3분기에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변화가 없었으며, 4분기에는 다소 감소했지만 기저효과일 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분기별 가구의 소득 변화를 발표한다.
작년에는 특히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3대 축인 ‘소득주도성장’ 의도와는 정반대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된 시행의 영향이라며 이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논문은 통계청 조사 결과 자체가 표본 변경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 때문이라며 이 오류를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작년 1분기부터 조사항목의 전국 단위 대표성 확보, 모집단 변화 등을 고려해 표본을 변경한 바 있다. 표본 가구 수는 2017년 5500개였지만 작년은 8000개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분절이 일어났기 때문에 진정한 소득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논문은 판단했다.
논문은 2017년과 작년 표본 구성 차이에 따른 관측 소득분포 변화를 제거, 진정한 소득 변화를 분리하기 위해 ‘이중차분법’이라는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표본이 바뀐 첫 조사인 작년 1분기의 평균 소득 변화율을 1분기 이후 분기의 분위별 평균 소득 변화율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다.
통계청 미시 원자료 중 2인 이상 가구 자료의 실질소득을 이러한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작년 2∼3분기 총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1분위 증감률을 보면 근로소득이 -2.9%, 재산소득이 -26.7%를 나타냈지만, 사업소득이 4.6% 증가하며 총소득은 1년 전과 같은 보합이었다. 7.6% 감소했다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가 났다.
3분기 1분위 증감률 역시 재산소득(-36.8%)과 근로소득(-9.6%)이 감소했지만, 사업소득(12.1%)이 늘면서 총소득은 0.6% 증가했다. 통계청 결과는 -7.0%였다.
다만 논문 분석 방식을 통해도 작년 4분기 1분위 증감률은 -10.2%로 작지 않은 감소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는 2017년 4분기의 1분위 소득이 급격히 증가한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논문은 강조했다. 당시 1분위 소득은 1년 전보다 10.2% 늘어났다. 이는 2010년 1분기(11.9%)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였다.
따라서 4분기 감소를 2018년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정책 시행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논문은 강조했다.
논문은 “2017년 표본 문제를 명시적으로 교정하지 않으면 작년 소득분배가 급격히 악화했다는 잘못된 해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중차분 또는 그 외 방법으로 이 문제를 명시적으로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번 분석은 2017년과 2018년의 추세가 동일했으며, 오류가 오로지 표본 대표성 문제로 발생한다는 두 가지 전제가 동시에 성립한다고 가정한 분석”이라며 “향후 보다 진전된 연구 방법을 통해 2018년 소득분포의 진정한 변동 양상이 규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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