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황금종려상 봉준호는···섬세한 연출 ‘봉테일’ 별명

‘살인의 추억’으로 대중에 본격 이름 알려

‘괴물’, 봉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

소설가 박태원 외손자, 부친도 디자이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받은 봉준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봉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69년생인 봉준호 감독은 대구에서 출생해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 영화아카데미 11기를 수료했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장편영화 감독 데뷔 20년을 맞았다. 영화 ‘백색인’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2000년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도쿄!’(2008),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등을 선보였다.

봉 감독은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 작품 탁월한 상상력과 디테일, 풍자 등을 풀어내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두루 얻었다.

특히 섬세한 연출 덕분에 ‘봉테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대사나 세트는 물론 소품, 배우들의 손동작 하나에도 나름의 의미를 담는다.

봉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살인의 추억’이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범인을 잡으려는 형사들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당시 전국 525만명을 동원했다.

2006년 선보인 ‘괴물’은 봉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꼽힌다. 평범한 시민과 그 가족이 한강에 출몰하는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으로, 영화는 괴물 그 자체보다는 그에 맞서 싸우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었다.

지난 2013년 ‘설국열차’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활동 무대를 넓혔다. 이 영화는 2031년 빙하로 뒤덮인 지구를 배경으로 끝없이 달리는 열차에 탄 최후의 인류 모습을 그린다. 적절한 유머와 휴머니즘, 긴장감, 액션 그리고 환경과 계급 문제 등을 녹여냈다.

봉 감독은 넷플릭스 플랫폼을 활용한 영화 ‘옥자’를 연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예술적 감각은 가족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인 고 봉상균 전 영남대학교 미대 교수는 국립영화제작소 미술실장을 지낸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봉상균 교수는 문화공보부의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미술실장으로 근무하며 무대미술과 영화 자막 서체를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등 초창기 영화계에서 큰 역할을 했다.

외할아버지인 소설가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의 작품으로 알려졌던 1930 ~ 40년대의 대표적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