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에 국내 경기도 타격···추경에 부양책 담아한국당 “총선대비 추경은 반대”···47일째 국회서 표류중예산지원이 내년 총선에 미친 영향 우려해 부정적 태도지난해 아동수당도 선거 이후로···정치논리에 빠진 국회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일정을 위한 출국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추경 통과를 당부했다. 현재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로 추경을 논의하기 위해선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사태에 대한 사과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면서 국회 개원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번 추경이 경기부양과 함께 포항지진, 산불, 미세먼지 등 재해대책을 위한 편성이라며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한국당은 재해대책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비재해 부분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해추경과 비재해추경을 분리해 논의하자는 제안도 했다.
한국당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건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비재해추경이 자칫 ‘총선용 추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산을 쓰려한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꾸준히 “국회를 열더라도 총선용 추경은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을 “경기부양 추경이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 부양 추경”이라면서 “총선용 선거자금을 대주는 추경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예산 지원이 민심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간 한국당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정책시행 시기를 미루길 원했다. 지난해 한국당은 아동수당 지급을 합의하고도 지방선거가 있는 6월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정치 논리 속에 국내 경기가 하양곡선을 그리고 있는 게 우려스럽다. 경기침체로 인해 추경통과에 반대하는 한국당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당도 이러한 시각을 의식해 차선책을 내놓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재해 추경이란 빌미로 정상 예산이나 예비비로 할 수 있는 것을 추경으로 하는 것”이라며 추경이 필요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경제정책을 전환시켜 경기 둔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상황에서 추경 통과를 위한 극약처방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일각에선 한국당을 제외한 추경 논의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추경을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이 한국당 몫으로 현재 황영철 의원이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상임위가 한국당을 제외하고 추경을 논의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4월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오늘(10일)까지 47일째가 됐다. 그러나 국회가 공회전을 반복하면서 추경은 한번도 논의되지 못했다. 국제경제가 둔화되면서 세계 각국이 재정확대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가동하는데, 한국은 정치 논리에 빠져 경기부양책을 써보지도 못하고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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