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창이공항 담배·주류 사업권 입찰 검토해외 면세점 입찰서 여러 차례 맞붙은 전력 있어지점수는 롯데가 많지만 매출은 신라가 앞선 상황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마감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주류·담배 판매 사업자 선정 입찰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 역시 “긍정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이공항 면세점 주류·담배 사업장은 미국 면세기업 DFS가 현재 운영 중이다. DFS는 1980년부터 창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글로벌업체다. 창이공항은 사업권을 기존 2020년에서 202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으나 DFS가 이를 포기했다.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매장은 2013년 사업자에 선정된 신라면세점이 2022년까지 운영한다.
이번 입찰에는 롯데와 신라면세점 외에도 세계 1위 면세업체인 스위스의 듀프리를 비롯해 5위 업체인 중국 국영기업 CDFG, 태국 국영 면세기업 킹파워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자인 DFS도 사업권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해외 면세점 입찰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와 신라는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권 입찰전에 동시에 뛰어들어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 매장은 신라면세점의 첫 해외점이다. 2014년에는 마카오공항에서, 2017년에는 홍콩공항에서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맞붙었고 모두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냈다. 2014년 시드니공항, 지난해 대만 타오위안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는 두 회사 모두 탈락했다.
이처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면세시장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면세점 시장은 서울 시내 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등이 추가되며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 또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대한 의존도가 커 불안 요소도 많다.
롯데와 신라는 국내 시장 점유율 1,2위 면세업체이자 글로벌 2,3위 업체로,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 국내 면세점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인도네시아, 미국, 일본, 베트남, 태국, 호주에서 13개의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연내 베트남 4호점인 다낭시내점을 오픈하면 해외 매장은 7개국 14개로 늘어난다.
신라면세점은 2013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인천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3대 허브공항에 면세점을 구축했고 태국 푸켓 시내 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 면세점도 운영 중이다. 해외 매장은 5곳이다.
현재까지 해외 진출 성과는 신라면세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면세점 업계 최초로 연간 해외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신라면세점이 해외에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까지 해외 매출 1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다.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호주 5개점을 비롯해 7개의 매장을 추가한 만큼 7000억~8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게 될 경우, 내년 해외 매출 1조원 목표를 더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매출 기준 전 세계 2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창이공항 입찰에서 롯데와 신라가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망이 엇갈린다. 기존 사업자인 DFS가 이번 입찰에 다시 참여하기 때문이다. DFS가 공항 측의 사업권 연장 제안을 거절한 만큼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창이공항에서 40년간 매장을 운영한 경험을 갖춘 경쟁력 있는 업체인 만큼 신규 사업자가 그 아성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