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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주식 지분 12% 담보 잡혀···두산 일가는 담보 90% 넘어

재벌가 주식 지분 12% 담보 잡혀···두산 일가는 담보 90% 넘어

등록 2019.10.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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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대기업집단 총수(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중 12%를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고, 개인 중에서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지분 100%를 담보로 잡혀있다.

주식 담보 금액으로 보면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1조29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51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는 총 9조8천620억원(9월20일 종가 기준)이었다. 이는 전체 보유지분 가치 81조175억원 중 12.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2016년 말(9.4%)과 비교하면 2.8%포인트(P) 늘었다.

주식담보 금액 같은 기간 8조159억원에서 1조8천512억원으로 23.1% 증가했다.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자금·승계자금을 마련하거나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 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보거나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그룹별로 보면 두산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1.1%로 가장 높았다. 주식담보 비중이 90%를 넘는 그룹은 두산이 유일했다.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는 그룹은 두산을 비롯해 금호석유화학(84.3%), 효성(75.6%), DB(71.0%), 다우키움(53.9%), 현대중공업(53.5%), 유진(52.3%) 등 7개였다.
이와 달리 태광그룹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없었고, 영풍(0.02%), 삼성(0.2%), KCC(0.3%) 등도 1% 미만이었다.

개인별로는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와 금호석유화학 박준경 상무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99.93%), 두산연강재단 박용현 이사장(99.26%), LS그룹 일가인 태은물류 구은정 대표(99.13%),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98.3%),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의 부인인 강신애씨(98.28%), 두산건설 박태원 부회장(98.12%), 두산중공업 박인원 부사장·두산밥캣 박형원 부사장(각 98.09%) 등이 주식담보 비중 상위권이다.

주식담보 비중 상위 10명 중 7명이 두산그룹 오너 일가인 것이다. 두산 박석원 부사장(98.09%),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98.01%),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97.05%) 등도 상위 10명 안에 들지는 않았지만,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다.

주식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오너 일가는 SK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의 주식담보 금액은 1조295억원으로,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다. 담보 비중은 37.05%다.

이어 LG그룹 구광모 회장 7천938억원(43.14%),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7천375억원(48.61%), 효성 조현준 회장 5천256억원(79.96%), 효성 조현상 사장 4천441억원(85.46%),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3천632억원(13.39%), SK 최재원 수석부회장 3천343억원(92.71%), CJ 이재현 회장 3천238억원(26.38%), DB 김준기 전 회장 2천817억원(95.60%), 롯데 신동빈 회장 2천697억원(31.27%) 등 순이었다.

이밖에 2016년 말보다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오너 일가는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이었다. 주식 담보가 없었다가 올해 들어 보유 주식의 93.36%를 담보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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