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2조원 이상 희망···후보들과 가격차 커SK네트웍스, 기업결합 심사 우려 작용한 듯미지근한 원매자···본입찰 연기 가능성 높아
일각에서는 렌털업계 2위 SK매직이 1위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설 경우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 유일한 토종기업이자 전략적 투자자(SI)인 SK네트웍스는 오는 10일로 예정돼 있던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해 업계 2위까지 끌어올렸으며 최근 렌털사업 강화에 힘쓰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웅진코웨이는 2분기 말 기준 국내외 계정 738만개를 보유 중인 독보적 렌털 1위 업체로,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시 단숨에 계정수 900만에 육박하는 독보적 사업자가 될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웅진그룹이 제시한 매각 금액과 SK네트웍스가 생각하는 인수 금액의 차이가 잘 좁혀지지 않았던 것.
웅진그룹은 올해 초 코웨이 지분 25.08%를 확보하는데 총 1조8900억원을 투입했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웅진은 최소한 2조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현금성자산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8131억원 수준에 불과해, 시장에서는 계속 SK네트웍스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SK네트웍스가 다른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을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결국 웅진코웨이 인수에서 눈을 돌려 현재 성장세가 뚜렷한 SK매직에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SK매직은 지난해 지난해 매출 6591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 3609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114.6%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가격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한다. 렌털업계 2위 SK네트웍스가 1위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은 60%까지 치솟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승인을 쉽게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하이얼-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과 베인캐피털의 ‘3파전’이 된 웅진코웨이 인수전의 연내 성사 여부에 쏠려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SK네트웍스조차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했는데, 다른 원매자들 역시 ‘시들’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요구하는 가격은 2조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유력 후보가 인수전에서 빠진만큼 인수전 동력도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웅진코웨이의 본입찰이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초였던 본입찰 일정을 같은달 25일로, 다시 오는 10일로 두 차례 미룬 바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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