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LG 사업보고회 돌입···인사 ‘폭풍전야’세대 교체 ‘중폭 이상’ CEO 변화 가능성 ‘솔솔’권영수·조성진·하현회·차석용···60대 이상 주목
4일 재계 관측을 종합하면 국내 대기업 중 올해는 LG의 연말 인사 폭이 주목된다. LG는 지난해에도 11월28일에 연말 인사를 단행해 올해도 비슷한 시기가 점쳐진다. LG에선 발표 직전까지도 알 수 없는 게 인사라고 설명하지만 재계에선 중폭 이상의 최고경영자(CEO) 교체까지 내다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다. 이들은 LG 내 대표 ‘60대 CEO’로 분류된다. 그간 LG 주축 계열사 CEO를 지내며 기여도가 높지만 변화에 속도를 내는 구 회장 체제의 혁신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도 따라다닌다.
다만 LG유플러스가 5G 시대를 맞이한다는 점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현회 부회장과 차석용 부회장의 거취는 비교적 안정권으로 꼽힌다. 이런 점에서 재계에서는 권영수 부회장과 조성진 부회장을 주시하는 시선이 높다. 권영수 부회장은 구 회장에 이어 사실상 2인자로 꼽히며 조성진 부회장은 가전 전문가로 통한다.
LG의 연말 인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구 회장이 지난해 6월 부임 이후 조용하면서도 변화의 폭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7월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지주회사인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날 하현회 ㈜LG 부회장을 LG유플러스 CEO에 선임하면서 사실상 둘의 자리를 맞바꾸는 깜짝 인사를 발동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는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3인방’을 발탁하기도 했다. 당시 구 회장은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정하며 1974년 창립 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수혈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 공식 선임돼 최근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등 얌전했던 LG그룹 문화에 ‘지킬 것은 지킨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식하는 데 선봉에 섰다.
또 구 회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리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LG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영입했다.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도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수혈했다.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총괄 부문장도 ㈜LG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하는 등 비교적 젊은 134명의 상무를 등용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에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불러들여 앉혔다. 연말 정기인사를 불과 두 달여 앞에 두고 이런 인사가 나오면서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성과주의가 본격적으로 발동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LG는 이달 말까지 구 회장 주재로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구 회장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실적과 내년 사업 전략을 보고받는다.
LG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사업보고회를 연다. 상반기에는 주로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며 하반기에는 그해 성과를 점검해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 반영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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