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줄고 점유율 2위 탈환 성과제품 라인업 축소 등 시나리오 거론AI 해박한 지식 향후 역할 확대 전망
이는 LG전자가 영위하는 생활가전, TV, 스마트폰 등 3대 주력 사업에서 2개 사업부의 경영을 맡은 전례 없는 인사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권 사장은 오랜 기간 준비된 경영자”라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겸직 1년여를 앞둔 상황에서 권 사장이 다시 주목받는 건 구광모 회장과의 공식적인 만남 때문이다.
LG그룹은 지난 21일부터 약 한 달간 각 계열사 하반기 성과와 미래 사업 계획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를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정기인사와 맞물려 있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긴장감은 높다.
올해 MC사업부문은 가시적인 효과를 거뒀다. 지난 2분기 313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3분기에는 1600억원 수준으로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5G 스마트폰인 ‘LG V50씽큐’의 판매세와 더불어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지를 이전하면서 인건비와 제조원가 등 고정비 지출을 줄인 덕분이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온전히 제품력으로 경쟁해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없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C사업부문 영업적자는 예상보다 덜한 1600억원 수준으로 일회성 비용 부재, 마케팅비용 감소, 효율화 작업 등의 성과”라고 꼬집었다. 매출액과 출하량 증가 없는 적자 줄이기에 경영 성과를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권 사장이 MC부문의 경우 적자를 줄이는 것 보다 소비자에 LG 휴대폰을 폭넓게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우선한 것은 시장의 분석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현재 LG전자 스마트폰의 1차적인 목표는 메인 스트림에서 시장 지위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한 것은 권 사장의 경영전략에 대한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눈앞의 수익성이나 판매량보다 소비자 선택의 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냐 아이폰이냐를 먼저 떠올리는 소비자 구매 패턴에서 선택지를 다각화해 LG도 다시 예전처럼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갤럭시 폴드가 결함 논란으로 출시 연기를 겪을 때 LG전자의 V50씽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시장 입지를 굳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2위(17%)를 탈환했다.
재계에선 권 사장이 그룹 안팎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연계한 가전사업에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권 사장의 역할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켠에서 거론되고 있는 HE사업본부와 MC사업본부의 통합설이 현실화 한다는 가정하에 권 사장의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해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본부 통합 계획 등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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