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케이 등 625억원 규모 비덴트 CB 사들여부인·아들 등 참여하는 투자조합으로 투자 시작1년 뒤 모두 주식 전환하면 지분율 23.48% 확보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오케이컴퍼니와 특별관계자들은 비덴트 전환사채(CB) 855만1296주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23.48%에 달한다. 아이오케이 최대주주는 W홀딩컴퍼니고, W홀딩컴퍼니 최대주주는 오션인더블유다. 오션인더블유는 원 회장 부자가 지분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원 회장이 아이오케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비덴트는 현재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75.99%)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9.50%를 보유하고 있으며, BTHMB홀딩스가 보유한 23.24%의 지분도 1150억3800만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비덴트의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율은 32.74%로 높아진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지분 10.55%도 가지고 있다.
이날 비덴트 최대주주는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13.05%)에서 비티원(18.00%)으로 변경됐다. 비티원은 비덴트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 유통주식 증가에 따라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의 지분율은 10.70%로 줄었다. 아이오케이의 CB 지분율도 소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티원과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이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을 28.70%로 높였다.
김재욱 비덴트 대표는 비티원은 물론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의 대표도 맡고 있는 만큼 비덴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향후 원 회장에게 비덴트와 함께 빗썸의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추측이다. 김 대표는 이미 빗썸을 매각했다가 잔금미납으로 다시 인수하게 된 만큼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 회장이 비덴트에 투입한 금액은 약 625억원이다. 비덴트가 지난 9월25일 발행한 500억원 규모 11회차 CB 678만9788주를 사운더스투자조합과 비엔글로벌투자조합이 각각 250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전환가액은 주당 7364원이며, 내년 9월25일부터 주식 전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당시 사운더스투자조합의 대표자는 더블유투자금융이었고, 더블유투자금융의 최대주주(80.00%)는 아이오케이였다. 비엔글로벌투자조합의 최대주주(88.80%) 역시 아이오케이였다.
지난달 23일 아이오케이는 사운더스투자조합과 비엔글로벌투자조합의 조합원에서 탈퇴하면서 지분비율 만큼의 CB(573만581주)를 배분받았다. 또한 같은 달 30일에는 비덴트와 맺은 10회차 CB 콜옵션 계약에 따라 CB 40만3551주를 25억원(주당 6195원)에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 7일에는 아이오케이가 최대주주(50.09%)인 체슬로투자조합이 12회차 CB 135만7957주를 100억원에 인수했다. 다음날 아이오케이는 체슬로투자조합에서 탈퇴하면서 CB 69만1200주를 배분받았다.
이에 따라 원 회장 측은 아이오케이(18.74%)와 특별관계자인 사운더스투자조합(1.83%), 비엔글로벌투자조합(1.86%), 체슬로투자조합(1.04%) 등 총 23.4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사운더스투자조합은 원 회장의 아들인 원성준씨가 최대주주(58.00%)고, 비엔글로벌투자조합 최대주주(82.14%)는 원 회장 부인인 강수진씨가 대표로 있는 밸류애드파트너스다. 체슬로투자조합은 더블유투자금융이 대표조합원이다.
원 회장이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은 주가조작 논란을 겪으면서 투자에 보다 신중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M&A 큰 손으로 꼽히는 원 회장은 넥슨지티, JYP엔터테인먼트, YG플러스, 홈캐스트 등에 투자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홈캐스트 투자와 관련해서는 주가 조작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오다가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원 회장은 홈캐스트 주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에는 직접 투자보다는 주로 투자조합을 활용했다. 투자조합은 대표조합원 외에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자금을 모으기고 쉽고 설립 및 해산 절차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비덴트 투자 과정 역시 초기에는 투자조합이 주축이 됐다.
그러나 W홀딩컴퍼니, 아이오케이, 초록뱀 등 3곳은 예외다. 원 회장 측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투자보다는 경영을 목적으로 한다. 비덴트 투자도 초기에는 투자조합으로 시작했다가 상장법인인 아이오케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단순한 투자가 아닌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비덴트를 인수하면 빗썸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아이오케이 측은 아직까지는 ‘경영참가목적이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