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우 상한가, 상속 이슈 지배구조 개편 속도 기대감↑ 신동빈 원톱 견고, 분쟁 제한적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 우선주는 전 거래일보다 1만7300원(29.88%) 오른 7만5200원을 찍으며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26만7176주이며 거래 대금은 약 200억원이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5.74%(2050원) 오른 3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 우선주(1.86%), 롯데케미칼(1.84%), 롯데하이마트(0.17%), 롯데푸드(0.13%) 등 그룹 일부 계열사가 상승했다. 반면 롯데쇼핑(1.47%), 롯데제과(0.34%), 롯데칠성(0.38%) 등 계열사는 하락했다.
이날 롯데그룹주들의 강세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타계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주주정책 등 사업 계획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지주 우선주가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해 마감 때까지 유지한 점도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주식으로 통한다. 그러나 기업이 배당을 하거나 잔여 재산을 배분할 때는 다른 주식보다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 롯데지주의 경우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상속 이슈가 발생하면서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은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국내 상장사 지분율은 롯데지주 3.09%, 롯데제과4.48%, 롯데칠성음료 1.30%, 롯데쇼핑 0.93% 등이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과 인천시 계양구 소재 골프장 부지 166만7392㎡도 가지고 있다. 이 부지의 가치는 4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계열사 지분에 한정한 평가액은 약 4295억원으로 파악되며, 상속세는 약 2545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부동산 외 일본 계열사 지분까지 보유한 만큼 이를 반영한 상속세 부담은 보다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그룹 관련주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 지분 상속에 따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015년 ‘왕자의 난’ 당시 지분 분쟁으로 인한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것과 다른 상황이다. 실제 주가가 올랐던 롯데계열사들은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 못지않게 지분을 보유한 곳이었다.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는 지분차가 크지 않아 분쟁 가능성이 열려 있던 종목으로 평가됐다.
이후 신 회장은 독자적으로 한일 롯데그룹 통합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 아래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국내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한 것.
이듬해 10월 롯데제과 등 계열사 분할합병 후 롯데지주로 전환했을 당시 신 회장은 기존 9.07%에서 10.51%로 지분율이 올랐다. 반면 후계구도 경쟁 관계인 신 전 부회장은 3.96%에서 0.23%까지 감소했다. 지분상속 등 후계 경쟁에서 변수가 될 수 있었던 신 명예회장과 신영자 전 이사장 지분도 각각 6.83%에서 2.95%, 2.52%에서 1.62%로 줄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현재 롯데지주에 대한 신동빈 회장 및 특수관계인 합 산 지분율은 42.6%로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 또 보유중인 자사주 32.5%를 감안 시 실제 의결권은 63.1%까지 확보했다.
더욱이 신 회장은 작년 6월 실시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됐다. 일본 롯데 경영진으로부터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하면서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관측이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은 부결됐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끊임없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에 재차 도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신 회장의 경영권 기반을 굳히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를 포함해 신 전 부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은 99%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위해 국내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진다는 의미다.
정 연구원은 “롯데호텔 상장 과정에서 일부 구주 매출을 통해 사실상 일본 지배력을 낮출 수 있다”며 “안정적인 시장가격 형성 이후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통해 비용지출 없이 호텔롯데 지배 아래 있는 계열사들에 대한 지주회사 편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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