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불완전판매’ 중징계에 연임 불투명 공은 금융위로···‘징계 효력 시점’이 변수삼성증권 배당사고 땐 의결에 35일 소요 재심 청구나 가처분신청은 효과 ‘제한적’시간 끌어 연임해도 리더십 타격 불가피
금감원은 지난 30일 ‘DLF 사태’의 3차 제재심의위원회(제제심)을 열고 우리은행 징계안을 심의한 결과 행장을 겸직 중인 손태승 회장에 대해선 ‘문책경고’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으로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불완전판매를 부추겼다는 이유다.
제재심의위가 의결한 손태승 회장에 대한 징계는 그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기관 제재와 달리 임직원에 대한 징계는 금감원장의 전결 사안이며 앞서 윤석헌 원장은 제재심 결과를 존중하며 신속하게 결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은 불투명해졌다. 중징계에 속하는 ‘문책경고’를 받은 임원은 지금의 임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물론 연임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긴 어렵다. 징계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 ‘회장 선임안’을 표결할 우리금융의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로 미뤄지면 문제가 없다. 이번 사안은 개인과 기관 제재가 얽혀 금융위 정례회의가 끝나야 제재 사실이 당사자에게 통보되며 그 시점부터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그 전에 주총을 끝내면 손 회장은 계획대로 3년 더 지주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얘기다. 현재 금융위 정례회의는 2월5일과 19일, 3월4일과 18일로 예정돼있고 우리금융의 작년 주총일은 3월27일이었다.
업계에선 사안의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당국의 제재안 확정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의 삼성증권 배당사고 사태 당시에도 제재심(6월21일) 결과를 받아든 금융위가 징계를 최종 의결(7월26일)하기까진 35일이 소요됐다.
다만 금융위가 우리금융 측에 충분한 시간을 줄진 미지수다. 이미 손 회장의 ‘카드’가 공개된 가운데 별다른 이유 없이 결정을 미뤘다간 특혜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연초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식으로 상황을 뒤집으려 하겠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비판 여론만 커질 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재심의 경우 제재심에 중대한 문제가 없는 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재심이 진행되더라도 징계의 효력은 유지된다. 또 행정소송은 징계를 잠시 미룰 수 있겠지만 감독당국과 소송전을 펼치는 데 대한 금융그룹의 부담이 뒤따른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간 끌기’로 연임하는 손 회장이 과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DLF 제재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부터 당국과 갈등을 빚는 등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제재심 결과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연임에 성공해도 부담이 상당한 만큼 회장직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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