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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시행 2023년 연기···보험사 자본확충 부담 완화

‘IFRS17’ 시행 2023년 연기···보험사 자본확충 부담 완화

등록 2020.03.18 06:30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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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추진 현황 및 계획. 그래픽=뉴스웨이 DB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추진 현황 및 계획. 그래픽=뉴스웨이 DB

오는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가 2023년으로 1년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상 최저인 0%대 기준금리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과 회계·결산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벌게 됐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17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IFRS17 시행 시기를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연기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IASB는 당초 2021년부터 IFRS17을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018년 11월 2022년으로 한 차례 연기한데 이어 추가 연기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보험업계의 적극적인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IFRS17 시행 시기가 2022년으로 연기된 이후에도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추가 연기를 건의해왔다.

IFRS17 시행 시기가 늦춰지면서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과 회계·결산시스템 구축 부담을 덜게 됐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해왔다.

생보업계 2위사인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7년 4월 국내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2018년 4월 해외 신종자본증권 10억달러, 2019년 7월 국내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발행했다.

KDB생명은 기존 후순위채 만기 도래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 6월 990억원, 10월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바뀐 이후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에는 동양생명이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보험개발원·10개 보험사 IFRS17 시스템 구축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보험개발원·10개 보험사 IFRS17 시스템 구축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보험사들은 또 IFRS17 도입 시기에 맞춰 회계·결산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10월 흥국생명,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DB생명, DGB생명,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MG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 등 10개 보험사와 공동으로 총 17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IFRS17 결산시스템인 ‘ARK(Agile·Reliable·Keen)’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신한생명, 11월에는 미래에셋생명이 개별적으로 IFRS17 결산시스템을 개설했다. 신한생명은 시스템 개설 이후 기존 산출 방식과 IFRS17 산출 방식을 병행해 결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과 0%대 기준금리 인하로 어려움이 가중된 보험업계는 IFRS17 시행 시기 연기 결정을 반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7조2863억원에 비해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조99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10년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보험사들은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대로 인하돼 투자수익률 하락이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기준금리 인하 등 연이은 악재로 보험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대 당면 과제 중 하나인 IFRS17 시행이 연기돼 사전 준비와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이 단순히 1년 연기된 것에 불과한 만큼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선제적인 인수·합병(M&A), 현금 확보 등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보험사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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