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달 초 한전공대 법인 설립 최종 의결초기투자비 포함 2031년가지 1조6천억 필요한전 부담금 1조 예상되지만 재원 마련 불투명‘코로나19’에 한전산업 자회사 편입 비용까지이익창출도 어려운데 돌발비용에 재정 악화 우려
교육부는 지난 3일 대학설립심사위원회를 열고 한전공대 법인 설립을 허가했다. 위원장 포함 1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참석 위원 과반 찬성으로 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심사위는 지난해부터 재원 마련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두차례 심의를 보류하고 두차례 회의를 연기해 2022년 3월 개교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한전은 이날 법인 허가가 이뤄짐에 따라 법인 등기와 개교 준비 등 후속 조처를 할 계획이다. 한전은 또한 법인 이사회에 총장 선임과 관련해 보고한 뒤 6월 내에 선임할 예정이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캠퍼스 예정부지는 전남 나주시 부영CC 120만㎡다. 학생은 1000명(대학원 600명·학부 400명), 교수는 1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학생 1000명의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고 석학급 교수 4억원, 정교수 2억원 등 교수진에도 고액 연봉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전이 지난해 9월 곽대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개교 준비 기간인 2021년까지 투자비 등으로 5200여억원이 필요하고, 2031년까지 특화연구소 건설 등 확장 비용 등을 합하면 총 1조6000억원이 들어간다. 이중 한전이 부담해야 할 몫은 약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은 여전히 확정된 것이 없는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한전이 상장된 독립법인이라는 근거를 들어 재정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전남도와 나주시 등 지자체 부담금 2000억원과 한전 출연금 6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족 자금은 한전의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한전은 지난 2년 연속 적자를 내며 재정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한전은 2018년 2080억 원, 2019년 1조276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2008년(2조7980억 원 적자)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2016년 143.4%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186.8%로 치솟았다.
한전은 전기료 인상이 시급한 처지다.올해 정부와 논의 후 전기료 인상체제 개편을 추진하려 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이달부터 전기요금 감면·납부 유예가 시행되면서, 그마저도 어려워졌다.
최근 한전은 2003년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보유 중인 한전산업 잔여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졸지에 지분을 더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서야 할 상황이다.
한전이 올해도 전기요금을 조정하지 못하고 현재의 탈원전 추세가 지속된다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탈원전 이후 70% 선까지 추락한 원전 이용률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고, 가장 큰 수익원인 전력 판매 수요마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전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대학을 설립하는 데 대한 비판이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한전이 안정적으로 대학 설립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심의위가 요구한 구체적 재원 마련 근거를 마련해 법인 설립 허가가 이뤄졌다”며 “교육부로부터 허가통지가 이뤄지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설립등기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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