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상장 후 첫 배당···1주당 3332원투자자 관심집중, 개장하자마자 상한가 직행높은 유보율·잉여금 돋보여···성장성 ‘빨간불’
2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SNK는 전일보다 30%(5100원) 급등한 2만2100원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상한가를 친 주가는 오후장 들어서도 기세를 유지했다. SNK 주가가 2만원대로 올라선 건 상장 첫 해인 지난해 10월 25일(2만500원)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영업익 고작 67억원인데···고액 배당 비결은 ‘잉여금’?=SNK 주가는 전날 회사가 보통주 1주당 3332원의 고배당을 공시하며 급등했다. 시가배당률은 무려 19.8%에 달해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다. 7월 결산법인인 SNK의 배당 기산일은 6월 16일로, 최종 배당 내용은 8월 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9월 1일이다.
시가배당률 19.8%는 코스피 상장사에서도 쉬이 나오지 않는 규모다. 현금배당을 발표한 1일 종가 기준 SNK 시총이 35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18회계연도(2018년 8월1일~2019년 7월31일) 한 해동안 SNK는 매출 1021억원, 영업이익 472억원, 당기순이익 312억원을 올렸다. 19회계연도(2019년 8월1일~2020년 1월31일) 기준 영업이익은 67억원, 당기순이익은 61억원이다. 매년 실적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기업 크기에 비해 부담스러운 규모다.
이같은 고배당 결정에 대해 SNK는 일본법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본 회사법 제454조에 따르면 회사는 결산배당 이외의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잉여금을 배당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NK의 올해 1월 기준 이익잉여금은 1011억원이다.
SNK 관계자는 “SNK는 일본법인으로 배당에 관한 사항은 일본 회사법에 준거한다”며 “시가배당률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인 5월 29일 종가(1만6850원)에 대한 1주당 배당금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손절매 굴욕···반복된 고평가 논란=SNK는 지난 2001년 설립된 일본 게임기업으로 2015년 홍콩 기반의 게임기업 즈이카쿠(Zuikaku)에 인수됐다. 국내엔 주식예탁증서(DR) 상장을 통해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대표작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메탈슬러그’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IP(지식재산권) 라이센싱 사업과 판매에서 주요 매출을 내고 있다. 유명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초 SNK는 2018년 12월 코스닥 입성을 계획했으나 상장 과정에서 자진 철회했다. 당시 SNK의 공모금액은 희망밴드 상단 기준 2621억원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1조원을 웃돌았다.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이듬해 4월 눈높이를 낮춰 최종 공모가 4만400원으로 상장했으나 상장 직후 시초가부터 주가가 급락하며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SNK 최대주주는 중국인 갈지휘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즈이카쿠이며 지분 33.16%(698만4700주)를 보유 중이다. 그밖에 퍼펙트월드(Perfect World)와 론센(RONSEN)가 각각 18.23%(384만주), 11.48%(241만770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계 지분이 절반을 넘는다.
이번 배당을 통해 최대주주 즈이카쿠가 가져가는 배당금은 232억7302만원이다. 이는 고스란히 갈 회장 몫이다. 중국계 게임기업 3곳이 가져가는 배당금 규모만 441억2368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높은 유동성·유보율은 돋보이지만···성장성은 ‘빨간불’=SNK의 재무제표를 보면 높은 유동비율과 유보율이 눈에 띈다. SNK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2145.6%까지 치솟으며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이 크게 늘었다. 기업의 자금력을 의미하는 유보율 역시 189.5%로 높은 편이다.
총자본 대비 부채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2017년 20.3%에서 지난해 5.7%로 꾸준히 낮아졌다. 올해 1월에도 14%를 기록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그만큼 충분하며 부채 관리도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성장성 비율은 둔화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SNK의 매출액증가율은 -39.9%, 영업이익증가율은 -55%로 크게 꺾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계약건수가 줄어들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SNK는 보유한 IP를 개발사에 제공하고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안정적인 IP 라이센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규 IP 라이센스 계약 수는 19회계연도 현재 4건 정도로 18회계연도(9건) 대비 다소 둔화 추세이나, 최근 출시작 및 출시 예정작의 매출에서 발생하는 러닝로열티 수입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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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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