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싱 역량 있었지만···자체 개발한 게임은 ‘전무’약점 보완 위해 M&A 활발, ‘엑스엘게임즈’ 인수까지‘M&A+신작 효과’로 기업가치가 2조원대로 껑충 올라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2년 전 상장을 추진할 당시 기업가치가 최대 1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8년 9월 회계 감리 문제로 상장을 돌연 철회했다. 회계 감리가 늦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카카오게임즈의 비상장 게임사들의 지분 가치 평가 문제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가 길어지자, 카카오게임즈는 증권신고서도 제출하지 못하고 상장 계획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작년 IPO 감리가 폐지되고 재무제표 심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부담을 덜게 됐다. 즉 상장 준비 기업은 감리를 받지 않아도 되고, 회계 오류가 발견되면 재무제표를 수정하면 된다. 거래소 측에서 회계 문제로 상장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그 사이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 등 게임사업 저변을 강화하면서 ‘몸 값’ 높이기 작업에 주력했다. 그 중 1200억 들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합병(M&A)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상장 위해 ‘삼각편대’ 구성·지배구조 단순화까지 =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로 게임회사 ‘엔진’이 전신이다. 2015년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엔진은 2016년 4월 다음게임과 합병했고 같은 해 7월 카카오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만해도 회사의 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었는데, 모바일 게임 ‘음양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퍼블리싱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점이 반영됐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9월부터 상장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으로 선정한 후 IPO 실무 작업에 본격 나선다. 그런데 상장 때 제 값을 받기 위한 몸값이 문제(?)였는데, 그간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싱 역량은 시장에서 인정받았지만 자체 개발한 대표작은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이 점이 기업가치를 받는 작업에서 약점으로 작용됐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에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출범시킨다. 당시 프렌즈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프렌즈타운’, ‘프렌즈레이싱’, ‘프렌즈골프’ 등 개성 있는 신작 프렌즈게임들이 소개됐다. 초대 대표를 맡은 남궁훈 대표는 “프렌즈게임즈가 독보적인 국내 캐주얼 게임 전문 개발사가 될 것”이라며 “게임 개발 영역 확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사업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당시 첨단 기술 기반의 자회사 ‘카카오VX’에서 준비 중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이로써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사’라는 게임회사로서 삼각편대를 갖추게 된 것이다. 당시 증권가에서 책정한 카카오게임즈의 몸 값은 최대 1조5000억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주사인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을 준비하면서 게임 관련 자회사들의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기도 했다.
카카오는 게임 사업의 일원화를 위해 손자회사였던 카카오게임즈를 자회사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4월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을 카카오게임즈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지주회사로 삼았다. 카카오를 정점으로 카카오게임즈홀딩스가 카카오게임즈를 지배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개발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였다.
이후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는 게임하기 사업부문을 카카오게임즈에 넘기기로 결의했고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카카오에 흡수합병 시켰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지위가 올라갔다. 지배구조는 ‘카카오-카카오게임즈홀딩스-카카오게임즈-계열사’에서 ‘카카오-카카오게임즈-계열사’로 단순해졌다.
◇엑스엘게임즈 인수·개발사 3곳 투자 등 계속되는 M&A 행보 = 야심차게 진행됐던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작업은 2년 점 회계 감리 문제로 미끄러지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철회 직후 기업가치 평가액마저 1조원 이하로 크게 떨어지게 된다. 기업가치를 간신히 1조원대로 끌어 온 카카오게임즈였지만 작년 한 해 시장 기대 이하의 성적(매출액순이익률이 30%대에서 4.5%로 급락)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상장 드라이브 작업을 건 카카오게임즈의 몸 값은 2년 전 IPO때보다 더 높아진 상태다. 1년 사이 카카오게임즈의 외형과 내실은 모두 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181억원을 들여 ‘달빛조각사’를 개발한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해당 M&A(엑스엘게임즈)를 통해 그동안 카카오게임즈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개발 역량이 보완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각자 대표이사가 2003년 설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8월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협력관계를 맺고 2019년 10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 달빛조각사를 출시했다.
카카오게임즈의 M&A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지난 3월)에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중소형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며 게임 개발사 지분투자로 개발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투자규모는 모두 230억원이다. 이들 게임사를 투자하면서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로의 라인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각 개발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카카오게임즈의 게임개발군 경쟁력을 확보하려 투자를 했다”며 “시너지를 극대화해 더 재미있는 게임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추가하며 확실한 상장 완수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금투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2년 전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아픔을 극복하며 원활하게 증시에 입성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2년 사이 급격하게 커진 카카오게임즈의 규모, 언택트(untact) 수혜에 따른 성장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최대 2조 단위의 기업가치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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