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는 양도소득세가, 6월부터는 종합부동산세가 상당한 폭으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새로운 세율이 적용되기 전인 올해 말까지 법인 주택 ‘급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6·17 대책과 7·10 대책을 통해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확 늘렸다.
내년 6월부터 법인 주택에는 종부세 기본공제 6억원이 적용되지 않는다.
얼마짜리든 주택을 가진 법인은 모두 종부세를 내야 한다. 세부담 상한도 없다.
개인 다주택자가 법인을 세워 세금을 줄이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행법에는 공시가격 합산 6억원 초과 건물 보유자가 종부세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6억원 기본공제를 상정한 것”이라며 “법인은 기본공제를 없앴기 때문에 6억원 이하 건물을 보유하고 있어도 앞으로는 종부세를 내야 한다. 금액과 관계없이 법인 건물에는 모두 종부세가 붙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인 주택은 종부세율도 개인보다 높게 적용된다.
개인의 경우 주택 가액이 높을수록 종부세율이 올라가는 구조지만, 법인 주택은 주택 가액과 관계없이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법인 주택 종부세율은 2주택 이하의 경우 3.0%, 3주택 이상 혹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의 경우 6.0%다.
6억원 기본공제 폐지와 최고세율 적용, 세 부담 상한 폐지로 법인 주택에 붙는 종부세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됐다.
5억원짜리 주택 1채를 가지고 있는 법인은 현재 기준으로는 6억원 공제를 받아 종부세가 0원이지만, 새 제도로는 5억원의 3.0%인 1천500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
모두 합쳐 15억원인 주택 3채를 보유한 법인은 현재 기준으로 공제 후 9억원에 대해 1.3% 세율로 1천170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새 제도로는 공제 없이 15억원의 6.0%인 9천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
내년 1월부터는 법인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할 때 내는 양도세 성격의 법인세도 크게 오른다.
현재는 법인이 부동산을 처분하면 양도차익에 기본세율 10∼25%를 적용하고 주택 처분 때 추가로 10%의 세율을 더해 세금을 매긴다. 최대 35%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정부는 법인 주택 처분 때 추가로 적용하는 세율을 20%로 올려 법인 주택 양도차익에 최대 45%의 세금을 매기도록 했다.
취득세도 오른다.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법인이 취득하는 주택에는 모두 12%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현행 법인 주택 취득세율 1∼3%보다 크게 높아진다.
부동산 매매나 임대업 법인은 현물출자에 따른 취득세 감면 혜택(75%)도 받지 못한다.
정부가 이처럼 법인 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을 확 늘린 것은, 법인이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리거나 다주택 개인이 법인을 만들어 투기를 하면서 절세 혜택을 보는 행태를 막기 위해서다.
법인은 사택 등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주택만 보유하고, 그 외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사지 말라는 의미다.
정부가 6·17 대책과 7·10 대책에서 연달아 법인 주택을 정조준해 높은 세 부담 등 강력한 규제 도입 의지를 밝히면서 실제 대책이 시행되는 내년 이전에 법인 주택 급매물이 상당수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6·17 대책 이후 시장에는 일부 법인 주택 매물이 풀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7·10 대책으로 이런 흐름은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내년부터 종부세 등 각종 세금이 늘어나게 돼 연말까지 법인 주택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법인 거래가 급증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법인 주택 거래는 저가 주택 갭투자와 맞물려 있었는데, 개인들이 2억∼3억원씩 돈을 모아 법인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진행하던 이런 갭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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