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최소 3000억~4000억원 예상현금성 자산 64억원뿐···재무불안정모기업 펑화그룹 루간보 中작은거인인수자금 어려움시 유증 등 나설 듯
두산건설 매각가는 최소 3000억원에서 4000억원에 달할 전망.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우산업개발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64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도 낮지 않다. 5년 평균치가 356.1%다.
대우산업개발측이 국내 자산운용사 한 곳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과부적일 수 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산업개발은 중국 자본 회사로 모회사 격인 펑화그룹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펑화그룹은 중국 광둥성 둥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부동산 개발회사다. 둥관시는 서북쪽 광저우 동남쪽 선전과 연결되는 중국 남부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다. 중국내 컴퓨터와 IT부품 생산량의 70%이상을 생산하며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50여 기업의 제조 공장이 위치해 있다.
루간보 펑화그룹 회장은 광둥성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작은 거인’이라고 불릴 만큼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펑화그룹은 2011년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를 내세워 대우산업개발을 인수했다.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는 1분기 말 기준으로 대우산업개발 지분 56.6%를 보유했다. 한재준 대우산업개발 대표이사(25%)와 루간보 펑화그룹 회장의 사위로 알려진 이상영(75%)씨가 주요 주주(대우산업개발 회장)다.
이상영 회장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그룹의 굵직한 건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경영은 사실상 이 회장의 최측근인 한재준 대표가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산업개발 인수 자금은 이 회장의 장인인 루간보 회장이 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대우산업개발인 현금 여력이 60억원대에 불과하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는 등 재무 상황이 불안정하더라도 모기업(펑화그룹)이 지원에 나선다면 두산건설 인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산건설 인수전에서도 막전막후에서 사실상 대주주로서 일정부분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뜻.
실제 펑화그룹은 지난 2012년 대우산업개발 인수 당시에도 직간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대우송도개발의 매각 무효 소송 등 인수전이 위기에 빠지자 신흥산업개발을 통해 4차례에 걸쳐 유상증자(200억원)에 참여하는 등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내 건설사 추가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대우산업개발은 지난 2017년 삼부토건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에서도 모습을 나타낸 사실이 있다. 당시에도 대우산업개발은 물론 모그룹인 펑화그룹이나 주인인 신흥산업개발의 강한 인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정설이다.
펑화그룹은 이번 두산건설 인수를 통해 대우산업개발의 국내 주택시장 점유율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산업개발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인 ‘이안’과 고급 주상복합 브랜드 ‘엑소디움’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울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로 ‘위브’와 함께 두산의 고급 브랜드인 ‘더 제니스’ 손에 쥐게 된다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두산건설의 ‘위브’는 아파트 평판 조사에서 10위권에 드는 브랜드다.
두산건설이 국내 주요 건설사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만큼 펑화그룹이 중국사업에서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2015년 광둥성 둥관에서 1200억 원 규모의 빌라 신축사업을 수주했는데 펑화그룹이 사업을 발주했다.
대우산업개발보다 훨씬 규모가 큰 두산건설이라면 이보다 더 큰 개발사업을 맡길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기업이 향후 두산건설의 기술력을 취하기 위한 인수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인 두산건설의 풍부한 기술력을 펑화그룹이 중국으로 빼내는 등 자국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대우산업개발에 인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펑화그룹이 대우산업개발 인수 당시 유상증자에 나섰듯 이번에도 측면에서 자금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기업이 사실상 국내 대형 건설을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되는 만큼 인수자금 투명성을 비롯해 기술 인출 등 문제점은 없는지 정부와 업계에서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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