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두고 곳곳서 불만李, 문대통령에 직접 제안···정책의 상징성 커예산 9000억원 소요···야권은 포풀리즘 우려통신비 논쟁, 여야 ‘추경 공감대’ 파괴할 수도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이낙연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통신비 지원을 제안했다. 당시 이 대표는 “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4차 추경에서 통신비를 지원하는 게 다소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이에 4차 추경에 통신비 지원이 포함됐다. 통신비는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제공되며 혜택을 받을 국민은 4640만명으로 약 9000억원이 소요된다.
통신비 지원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내놓은 첫 정책인 만큼 상징성이 커졌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만큼 그의 경제관도 관심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다.
하지만 ‘이낙연표 지원금’인 통신비 정책은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이 대표가 내세웠던 경제관과 대치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지적을 받았다.
당초 이 대표는 ‘선별적 지원’을 내세우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을 반대했다. 실제로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통신비를 모두에게 지급한다는 것은 그간 이 대표가 주장한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야당도 4차 추경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추경 통과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지만, 통신비 지원에 대해선 문제를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제 문재인 포퓰리즘을 넘어 이낙연 포퓰리즘이 자라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문제 삼았다.
진보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맥락도 없이 끼어든 통신비 지원 계획은 황당하기조차 하다”면서 “두터워야 할 자영업자 지원은 너무 얇고 여론 무마용 통신비 지원은 너무 얄팍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재정여력 우려와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 지원 원칙을 밝혀온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맞지 않다”면서 “통신비 지원을 한다면 대부분의 국민에게 소득을 기준으로 보편적으로 지급하거나 피해업종 또는 취약계층에게 집중 지원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통신비 지원책은 재난지원금을 놓고 선별 지급과 보편 지급을 놓고 고심하다가 나온 방안으로 보인다. 정책이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진보와 보수 모두의 비판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여야가 무난한 통과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던 4차 추경예산안이 자칫 통신비 정책 탓에 난항을 겪을 우려가 생겼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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