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후 3년만에 공식석상···경영복귀 암시‘투자’ 배우려 입사한 사모펀드, 6개월 만에 퇴사한화호텔앤드리조트, 김동선 제안에 2010년 종마사업국내 말산업 기여···승마 대중화로 상당 수익 창출 가능해외 진출·신규 브랜드 론칭 등 덩치 키우려는 움직임도
28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팀장은 지난 26일 부친과 함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전 팀장이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춘 것은 2017년 그룹을 떠난지 약 3년 만이다. 그는 당시 불거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자숙의 의미로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 장남과 차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정문이 아닌 다른 통로를 이용해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 전 팀장이 형들과 달리 부친의 손을 잡고 공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경영일선 복귀를 암시한 것이라고 봤다.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하던 김 전 팀장이 ‘투자 은행가’가 되겠다며 입사한 사모펀트(PEF) 운용사를 6개월 만에 퇴사한 것도 그룹 합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김 전 팀장은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 웰링턴에서 열린 국제 마장마술 대회 그랑프리 프리스타일에서 2위를 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2018년 인수한 성 루드비히(St. Ludwig) 인근 승마장도 처분했다.
김 전 팀장은 지난 4월 국내 토종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입사했다. 독일 현지에 투자회사 ‘DS GROUP’를 세워 식당과 이벤트 홀을 창업하는 등 투자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고, 한화건설에서 신성장전략팀을 담당한 만큼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투자 경험을 쌓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전 팀장은 6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화그룹 승계 구도를 살펴보면, 김 사장은 그룹 미래 전략을 총괄하며 화학과 방산 등 제조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김 상무는 금융계열사를 주도한다. 김 전 팀장은 서비스와 레저 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저·서비스 핵심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가 최대주주(50.62%)다. 한화솔루션은 48.70%의 지분율로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경기 고양에서 승마장 ‘로얄새들’과 제주에서 말목장 ‘애월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전 팀장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로얄새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010년부터 진출한 종마사업은 김 전 팀장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김 전 팀장은 선수 시절부터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고급 말을 육성해 국내 말스포츠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꾸준히 밝혀왔다.
로얄새들은 말의 인공수정과 자연교배 등 생산부터 체계적인 관리·조련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수입 승용마에 뒤처지지 않는 고품종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검증된 말을 판매하기 때문에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반인 피해를 예방한다.
향후 승마 대중화가 빨라지면서 상당한 이익을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말산업 정보포털사이트 호스피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3조4125억원을 기록했다. 로얄새들이 자체 번식 승용마를 처음 판매한 2014년과 비교할 때 6% 넘게 성장한 수치다.
승마시설수는 16% 확대된 459개소, 취미 등 정기승마하는 인구수는 41% 늘어난 5만7046명으로 집계됐다. 말산업 선진국의 사례로 볼 때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로얄새들의 첫 승용마 매매가격은 3000만원이다. 다음달에는 4회째 경매가 진행되고, 16필이 상장된다. 최저가는 2000만원인데, 유찰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최소 3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작년 최고 낙찰가는 4300만원이었다. 이번 경매에는 작년보다 순혈 품종 비중이 높아 평균 낙찰가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에 출품되는 규모는 매년 늘어나게 된다. 한국마사회에 등록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소유의 말은 총 171필이다. 이 중 제주 애월목장에서 98필을 기르고 있는데, 2014년 60여필 대비 70% 가량 증가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작년 말부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일본 프리미엄 리조트 건설을 위해 4곳의 현지 법인을 동시다발적으로 설립한데 이어 휴양형 호텔 ‘벨메르’를 오픈했다. 최근엔 신규 호텔 브랜드 ‘마티에’를 론칭하고 프리미엄 빌라 사업에 진출했다.
김 전 팀장의 경영복귀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899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과 김 상무가 이끄는 ㈜한화(50조4124억원), 한화솔루션(9조5033억원), 한화생명(24조9785억원)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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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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