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의결권 제한 ‘3%룰’···우려 목소리 크다

대주주 의결권 3% 이하 개정안···여야 의견차 커

외부 주주 국내 기업 침투 용이해···감사 자리 가능성

“선진국에서도 의결권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는 입장”

논란이 커지는 3% 룰을 가장 우려하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야 하는데 3% 룰이 시행되면 엘리엇과 같은 외국 투기 자본에 이를 악용할 수 있는 빌미를 주기 때문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부의 대주주 의결권을 3% 이하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 추진에 따라 국내 기업이 외국 자본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해외에서도 3% 룰이 적용되고 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현대차그룹은 고민이 깊다. 3% 룰 개정안이 통과 시 사실상 외국 자본의 침입과 제2의 엘리엇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는 ‘상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논의했지만 여야가 의견차를 보이면서 이날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여야의 초점은 3% 룰이다. 3% 룰은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의결권을 총 3%로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3% 룰이 통과되면 외부 주주가 국내 기업에 침투가 용이하다. 이유는 이렇다. 최대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며 해외 투기 자본이 스파이를 감사 자리에 앉힐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이를 두고 일부 시민단체는 해외에서도 이 법안을 시행 중이라며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9일 논평에서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독립성 제고를 위해 강력한 대주주 의결권 제한 제도를 갖는 나라들이 있고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는 대주주 의결권을 0%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은 입장은 결이 다르다. 선진국에서도 의결권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준선 교수는 “미국·독일·일본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곳은 없고 이스라엘과 이탈리아가 대주주 의결권을 0%로 제한한다는 일부 단체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원문을 보면 해당 법안이 좀 어렵게 표현돼 있으며 일부 단체가 해석을 하며 오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는 3% 룰을 가장 우려하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야 하는데 3% 룰이 시행되면 엘리엇과 같은 외국 투기 자본에 이를 악용할 수 있는 빌미를 주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때 엘리엇은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표 대결로 엘리엇의 침투를 지킬 수 있었던 사례다.

최준선 교수는 “3% 룰이 강화되면 외국 자본이 감사위원 등에 앉히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며 “사업전략 등 각종 기밀이 이사회에서 논의되는데 외부 자본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