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배민 품는데 성공했으나 ‘요기요’ 포기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인수전 나설지 관심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H는 지난달 공정위 심사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내부적으로 ‘요기요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새 식구’를 들이기 위해 ‘제 식구’ 포기를 결정한 셈이다. DH가 배민과 요기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는 실패했지만 배민 인수를 계기로 아시아 시장 장악을 노린 만큼 배민을 인수하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구조적 조치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해 매각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DH의 남은 과제는 요기요 매각이다.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요기요가 매물로 나오면서 이를 인수하기 위한 유통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민이 배달시장 점유율 61.5%를 차지한데 이어 요기요는 34.1%로 뒤를 잇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배달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요기요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 시장은 9조 7365억원으로 전년(2018년) 대비 두 배 가까이(84.6%) 성장했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약 2조원의 요기요의 몸값을 감당할 대표 후보군으로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배달 시장 후발주자들로 IT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4.7%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 역시 ‘주문하기’·‘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지역 음식점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상태다.
가장 인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쿠팡이다. 쿠팡이츠가 배달통을 빠르게 따라잡는 점에서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배달대행 업체나 위메프오 등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2조원이라는 금액을 감당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인수 후보군에 오른 기업들은 대부분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유통업계 외에도 자금이 풍부한 외국계 사모펀드도 인수 후보군이다. 단기간에 2조원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 혹은 사모펀드가 아니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하지만 배달앱 운영 자체가 소상공인과 배달대행 수수료로 이익 구조가 실현되는 만큼 사모펀드가 관리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익명의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 매각 결정 자체를 업계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기도 하고, 반년 내 인수를 서두르기엔 아무리 성장세가 가파를 기업들이라 할지라도 자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요기요와의 전략적 제휴 혹은 지분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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