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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생산 우리가”···마그나의 자신감 이면에 ‘LG전자 모터 기술’

“애플카 생산 우리가”···마그나의 자신감 이면에 ‘LG전자 모터 기술’

등록 2021.03.31 13:53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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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 CEO “애플카 계약하면 북미 공장 증설”가전에서 빛 발한 LG전자 ‘인버터 모터’ 강점 눈길“LG그룹 마음만 먹으면 전기차 통째로 만들 수 있어”

전기차에 들어가는 LG전자 부품. 사진=LG전자 제공전기차에 들어가는 LG전자 부품. 사진=LG전자 제공

애플의 전기차 생산 파트너로 LG전자가 급부상하면서 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와 설립하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통해 애플카와 손잡을 것이란 예상인데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LG전자 모터 기술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인터내셔널 CEO가 애플카 협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이면서 LG전자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코타기리 CEO는 최근 자동차 애널리스트 협회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계약에 따라 투자가 보장된다면 북미에 제조 공장을 증설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마그나 CEO가 애플카 관련 적극적인 생산 의지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애플이 완성차 업체와 애플카 생산 논의를 하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하던 상황에서 마그나 역시 끊임없이 협업할 것이란 추측에 휩싸였다. 마그나는 과거에도 애플카 생산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그나 CEO 자신감 이면에 담긴 LG전자 모터 기술 = 그 가운데 마그나 CEO가 직접 북미 공장 증설까지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내면서 결국엔 LG전자가 애플카 수주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마그나와 합작 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VS사업본부 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물적 분할을 승인했다.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 법인은 오는 7월 공식 출범하고 인천에 본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마그나가 애플카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LG전자와 설립하는 합작회사를 통해 전기차 엔진 역할을 하는 모터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널리 알려졌듯 ‘인버터 모터’는 LG전자 특유의 기술력이 녹아 있는 자신감 넘치는 영역이다. LG전자는 금성사 시절이던 1962년 선풍기용 모터를 생산한 이후 1998년 세계 최초의 인버터 모터를 생산하며 성능을 끌어올렸다.

인버터 모터는 같은 속도로만 돌아가는 정속형 모터와 달리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회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만 회전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량과 소음이 적고 섬세한 동작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일반 모터와 달리 인버터 모터는 필요한 에너지양에 따라 모터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일반적으로 냉장고와 에어컨이 소비하는 전력 가운데 70~80%를 모터가 사용하는데 이를 인버터 모터로 바꾸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 보다 적은 전기로 같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전기차에 대입하면 최근 화두인 주행 거리 개선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전기차가 어느 정도의 전기를 사용해 얼마나 갈 수 있는가?’라는 의문엔 배터리 기술력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도록 조절 가능한 모터 성능도 필수라는 뜻이다.

◇“마음만 먹으면 LG그룹이 전기차 생산도 가능” = 이런 면에서 보면 LG전자는 ‘가전 1위’라는 자부심 아래 여러 가전 제품에 적용한 모터 기술이 녹아 있는데 이것이 전기차에 그대로 대입돼 강점을 보일 수 있다.

게다가 LG그룹 전체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전기구동시스템(LG전자), 텔래매틱스(LG전자), 인포테인먼트(LG전자·LG디스플레이), 자동차 원단·소재부품(LG하우시스), 배터리 제어시스템(LG이노텍) 등 계열사 간 더 많은 융합과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완성차 업체에 사실상 전기차 모든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그나 CEO의 발언은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토대로 이미 전자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전기차를 통째로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분석도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이를테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업체에서 외부 강판을 구매해 내부를 전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계열사 부품으로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와 관련 LG전자 한 연구원은 “자동차 사업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워낙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고 계열사 간 다른 사업 관계까지 고려하면 LG전자가 완성차를 직접 생산할 일은 현재로선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렇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IT 기업과 완성차 업체 간 전기차를 둘러싼 알력 싸움은 보이지 않게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내연 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패권을 자칫 IT 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급격하게 태동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LG전자의 역할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미국 ‘CES 2020’에서 일본 소니가 전기차 ‘비전-S’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공교롭게도 이 플랫폼은 마그나가 만들었다.

◇“전기차는 에너지 플랫폼”···LG전자엔 청신호 = 전기차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서서 ‘에너지 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도 마그나와 LG전자엔 청신호다. 이미 폭스바겐과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보급 차량을 활용한 에너지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에 담긴 전기를 필요하면 언제든 되팔거나 다른 저장 장치로 이동시키는 등 말 그대로 전기를 담아두고 이를 운송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사업을 뜻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양방향 충전 방식을 통해 이를 구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사업을 모색하는 이유로는 단순히 전기차만을 생산해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향후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만큼 완성차 업계에서도 이번에 나온 애플-마그나-LG전자의 전기차 동맹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를 제외하고도 모든 부품 자체가 완성차 업체의 사업 영역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카 생산을 두고 애플과 마그나 합작법인이 손을 잡게 된다면 LG전자도 당연히 수혜를 받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진 마그나와 합작사 설립 이외에 어떠한 논의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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