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CEO “애플카 제작할 준비 돼 있다” 등 자신감 발언EV플랫폼 개발·북미공장 증설 추진···전기차 제조 능력 확보
오는 7월 출범하는 LG마그나는 지난해 말 LG전자가 합작법인 발표 당시 애플카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카 협력에 근거가 될만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 13일엔 애플카 초도물량 계약 임박설이 흘러나오는 등 상당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마그나 CEO의 애플카 협력 자신감=애플카 파트너로 LG마그나가 급부상한 배경은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현대차·기아, 폭스바겐, 닛산 등 완성차 메이커의 애플카 협력이 무산된 이후 마그나 CEO는 지난달 30일 자동차 애널리스트 협회 행사에서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며 애플카 위탁생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애플카 협력을 하게 되면 북미 공장을 증설할 의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마그나 CEO의 공식석상 발언은 애플이 끝내 애플카 위탁생산을 맡길 파트너로 마그나와 접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게 했다. 마그나는 최근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제휴를 맺고 전기차 위탁생산을 한다고 발표하며 전기차 제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용 플랫폼과 공장 증설 준비=마그나는 최근 이스라엘 스타트업 리(REE)오토모티브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차체 뼈대)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내연기관 플랫폼을 갖고 전기차를 만들 순 있으나 전기차에 특화된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는 애플이 협상에 상당한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것 외에도 마그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투자자 이벤트에서 “전기차 제조 역량을 북미로 확장하겠다”며 공장 증설 계획을 재가 강조했다. 마그나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 있는 136개 생산.제조 시설을 통해 7만1000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규모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애플이 협상을 벌이는 측이 북미에 전기차 제조 시설이 있길 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내 제조기반 시설에 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그나가 북미 공장에 새로운 전기차 생산라인을 증설한다면 애플 측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애플만을 위한 위탁생산 가능=마그나는 유럽 자회사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해 그동안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여러 친환경차를 제작했다. 유럽차 제조는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담당하며 차량 제조 노하우는 이미 검증받았다.
일각에선 애플카를 만들어주는 제조사가 자사 브랜드를 달고 애플카와 동일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을 애플이 원하지 않는다는 데 주목한다. 이에 완성차 브랜드가 없으면서도 전기차를 잘 만들 수 있는 LG마그나가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애플이 LG마그나와 협력하면 생태계(자동차로 아이튠즈에 들어갈 수 있는 것)를 열어주지 않아도 된다. 전세계 애플 디바이스 사용자 10억명 생태계에선 다른 경쟁자가 들어오면 안 되듯, 애플카도 마찬가지”라면서 “LG마그나의 협력 가능성을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애플카 협력설’로 올해 1분기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기아가 애플카를 만들어주면 외관만 달리 한 또 다른 기아 전기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LG마그나 제조 기반 확보=LG마그나가 전기차 제조 기반을 갖췄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LG는 LG마그나(구동계 파워트레인)를 비롯해 LG화학(배터리)·LG전자(전장)·LG디스플레이(차량용 OLED)·LG이노텍(차량용 카메라) 등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다양한 부품 제조 기반을 확보했다. 마그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 부품 공급자로서 역할이 충분하다.
다만 업계에선 애플의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양측 간에 최종 계약이 성사되기 전까진 외부에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애플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사와 계약 등은 일반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만큼, 계약이 성사됐더라도 당분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정확히 계약을 할 때까지는 어느 업체랑 협력할지 절대 외부에 노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외부로 알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굉장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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