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인수·네이버와 2000억원대 지분 맞교환이베이코리아 M&A도···‘투자’로 유통 한계 넘을까
신세계의 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는 2021년 가장 핫한 M&A 소식 중 하나였다. 올해 1월 26일 이마트의 공시로 SK텔레콤에서 이마트로 구단 매각이 시작됐고 2월 23일 본계약을 거쳐 3월 5일 KBO의 승인을 끝으로 야구단 SSG 랜더스는 공식 출범했다. 인천 문학구장을 기반으로 한 인천 내 백화점 진출도 거론되고 있다.
3월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전격 발표했다.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 1000억원 규모다. 이마트의 장보기, 신세계백화점의 명품·뷰티·패션 사업과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의 결합으로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 온·오프라인을 선도하는 양사가 만나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세계그룹이 가진 유통·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AI 기술 등을 결합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엔 기업가치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참가를 결정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4조원 이상을 써냈고, 향후 열릴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가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의 외형 확장을 위해 이베이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4%다. 네이버(18.6%), 쿠팡(13.7%)에 이은 시장 3위 규모다. 신세계가 이베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3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신세계 자체 쇼핑몰 SSG닷컴의 점유율(2%)이 더해진다면 시장 2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공격 투자의 배경엔 정용진 부회장이 있다. 올해 신년사엔 정 부회장의 투자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지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 달라”며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도전해달라”고 임직원에 당부했다.
이는 유통이라는 사업 영역을 벗어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속한 사업만 바라보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면, 그룹 내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런 생각이 곧 ‘대담한 사고’이자 ‘위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향후 신세계는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500억원 규모의 ‘스마트 신세계 시그나이트 투자조합’ 펀드를 조성했다. 신세계 그룹의 첫 번째 투자 펀드인 이 펀드는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0억원,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200억원을 각각 출자했고 금융권에서 100억원을 펀딩했다.
신세계는 이 펀드를 통해 패션 쇼핑앱 에이블리에 투자했다. 에이블리는 체형과 취향 등을 반영한 빅데이터에 따라 쇼핑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앱으로, 최근 카카오가 인수한 지그재그의 경쟁 플랫폼이기도 하다. 올해부턴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비대면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계열사들도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스마트 무인 점포 솔루션 개발 기업 ‘인터마인즈’에 각각 5억원, 10억원을 투자했다. 또 이마트는 미국 농식품기술 스타트업 ‘벤슨힐바이오시스템’과 AI 기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플랫폼 ‘모노랩스’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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