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업부 1분기 영업손실 503억 무리한 사업 확장 ‘독’유일한 흑자 ‘면세사업’ 올해 영업이익 개선 기대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매출 92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었다. 영업손실은 72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91억 원보다 적자 폭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됐다.
호텔롯데는 1분기 면세사업부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에서 적자를 냈다. 호텔사업부(롯데호텔) –530억 원, 월드사업부 –208억 원, 리조트사업부 –2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국내 외에도 해외를 포함한 전 국가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특히 미국과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매출이 급감했다. 미국은 전 분기(472억 원) 대비 매출이 71억 원으로 축소됐다. 오세아니아는 19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전분기 344억 원과 비교해 매출이 큰 폭으로 꺾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호텔을 글로벌 체인으로 도약시키겠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도리어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호텔은 2010년 해외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도모했다.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베트남, 미얀마, 일본, 미국 등 현재 11개 호텔과 1개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중이다. 이러한 사업 확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영향이 크다. 신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텔 사업 확장을 진행했다. 2015년 1조 원에 육박하는 미국 뉴욕팰리스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오픈한 시그니엘 부산은 오픈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타사에서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롯데호텔은 지난해 6성급 호텔인 ‘시그니엘 부산’과 ‘롯데호텔 시애틀’까지 대형 호텔을 2곳이나 오픈했다. 결국 이러한 출혈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호텔롯데의 매출액은 그간 신라, 한화 등 경쟁사에 비해 두배가량 높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경쟁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 결국 위기 속에서 국내외 사업장을 늘린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호텔롯데는 자산매각을 통한 자금수혈에 나섰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2일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토지와 건물 소유권 지분, 일부 토지지분(단지 연결도로), 건물관련 동산지분(콘서트홀 인테리어‧집기)을 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5541억9700만 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내달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호텔롯데는 보유 중이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내 부동산을 모두 매각하고 임차 형식으로 전환했다.
호텔업은 인건비와 고정비용이 커서 이익을 내기 힘든 사업구조다.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에서도 어느 정도의 손실을 안고 가는 사업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고정비용을 줄일 수 없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호텔롯데의 사업부 중 황금알을 낳던 ‘롯데면세점’도 2019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호텔롯데에서 면세사업부의 매출 비율은 약 82%에 달한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호텔롯데는 면세점 실적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준다. 지난해부터 호텔롯데가 높은 손실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성공도 불투명해졌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로,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서 IPO를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호텔롯데의 상장은 사실상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호텔 매출 하락으로 1분기 호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며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확대가 예상되고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비사업용 보유 주식 매각 등을 통해 내부 운영 효율화와 더불어 내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영업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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