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맡은 일을 잘 수행하는 일명 ‘일잘러’ 동료와 그 반대인 ‘일못러’ 동료.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잘’과 ‘못’의 차이는 무엇이고 각각 어떤 유형일까?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 1,267명한테 ‘일잘러 vs 일못러 동료’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일잘러’의 특징으로 가장 많이들 꼽은 건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한다(61.6%)였다.
회사에서는 심사숙고가 필요한 상황도 나오지만 신속정확하게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또 내용을 빠르게 채워야 하는 경우가 더 빈번한 게 사실. 판단이 바로바로 나오는데다 나중에 보니 그게 탁월한 결정이었음을 감지할 때, 그 동료에게 반하지 않기란 어려우리라.
이어 업무 센스가 뛰어나다(57.5%),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한다(40.1%), 본인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36.8%), 그리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34.9%) 등이 ‘일잘러’의 주요 특징으로 꼽혔다.
‘일잘러’ 동료와 일할 때 받는 영향은 어떨까? 이에 관한 물음에 응답자들은 업무 능률과 성과가 높아진다(63.9%)를 가장 많이 골랐다. 이어 자극을 받아 자기계발을 하게 된다(46.6%), 부서 사기가 올라간다(24.4%) 등 주로 업무력 ‘버프’(게임 등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답변들이 눈에 띄었다.
반대인 ‘일못러’ 동료의 특징은 뭘까? 1위는 ‘시켜야만 일을 한다’(51.9%)가 차지했다. 일해야 할 시간과 내용, 분량 및 흐름이 일정한데도 지시가 없다고 무기력하게 있는 사람, 게다가 ‘어떻게 할까요’조차 묻지 않는다면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한테서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건, 많은 이들이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일못러’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상황 판단이 느리다(46.5%), 업무의 우선순위를 모른다(44.2%), 직무 이해도가 낮다(40.1%), 주먹구구식으로 일한다(37.7%) 등이 뒤따랐다.
이들과 엮이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역시 ‘일잘러’와는 역으로 ‘디버프’(버프의 반대. 게임 등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낮추는 효과) 우려가 컸다. 업무 능률·성과가 떨어진다(51.1%)가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 단, 비슷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43.3%)가 바로 뒤를 이어 뜻밖에 타산지석(他山之石)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들은 ‘일잘러’와 ‘일못러’를 잘 구별하고 있을까? 이를 위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각 기업 인사담당자 554명에게 물어본 직원 관리 관련 조사를 살펴봤다. 그 결과 인사담당자의 51.6%가 ‘핵심 인재’를 지정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고, 51.3% 역시 따로 관리 중인 ‘요주의 직원’ 리스트가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인사담당자가 선정한 ‘핵심 인재’의 면면을 보면, 실제 직원들이 고른 ‘일잘러’와 매우 닮은 걸 알 수 있다. 직무 이해도와 능력이 우수하고(49.3%), 기대 이상의 높은 성과를 내며(36.4%),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능숙하게 하는데다(35.0%), 책임감(32.5%)과 애사심(32.5%)이 높은 직원을 ‘핵심 인재’로 여기는 것.
성과는 기본, 이를 바탕으로 주변 동료를 ‘버프’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급 직원인 셈이다.
‘요주의 직원’ 쪽도 마찬가지. 인사담당자들은 ‘요주의 직원’의 특징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성과(35.6%), 책임감 부족, 잦은 실수(35.2%), 비슷한 업무·맡겨진 업무만 반복하고 발전이 없다(32.6%), 직무 관련 이해 부족, 능력 미숙(31.1%), 근거 없는 소문의 출처 또는 유통 경로가 된다(23.0%) 등을 꼽았다.
일머리는 없는데 다른 직원마저 ‘디버프’시킬 것 같은 사람, 즉 ‘요주의 직원’은 앞서 본 ‘일못러’의 데칼코마니 버전인 셈이다.
이렇듯 인사담당자라면 직원들의 면면을 잘 포착할 줄 아는 ‘직(원)잘알’이어야 하는 게 인지상정. 단, 직무 무늬만 ‘직잘알’이 되지 않으려면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 그에 따른 합당한 처우는 기본이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우리 회사 ‘일잘러’와 ‘일못러’의 분포는 어떨까? 사람인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재직 중인 회사에 ‘일잘러’ 동료가 28.3%, ‘일못러’는 26.5% 비율로 있다고 답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스로를 ‘일잘러’로 생각하는 직장인이 32.1%인 반면, ‘일못러’로 여기는 이들은 4.8%에 불과했다는 점. ‘일못러’의 상당수가 자신이 ‘일못러’인 줄은 모르는 셈이다.
여러분은, 여러분 직장은 어떤가? ‘일잘러’와 ‘일못러’는 어떤 분포도를 띠는가? 그중 당신은 어느 쪽···?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si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