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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유니콘 만든 이수진 야놀자 대표···2조원 투자유치 할까

10조 유니콘 만든 이수진 야놀자 대표···2조원 투자유치 할까

등록 2021.05.28 10:01

수정 2021.05.28 13:36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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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와 투자유치 막바지 협상 중기업가치 2년만에 10배 늘어난 10조원투자 성사 시 비전펀드 지분 20~30%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숙박 종합 플랫폼 야놀자가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2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야놀자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므로 일종의 프리IPO 성격의 투자다.

비전펀드는 내부적으로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을 당시 약 1조원이었던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불과 2년만에 10배나 뛰어오른 것이다. 아직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닌만큼 딜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나, 야놀자가 이번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높은 밸류를 인정 받으며 미국 상장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야놀자 역대 최대 투자 유치 협상 =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적게는 1조원, 많게는 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전펀드 측에서 먼저 야놀자에게 투자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가 성공하면 야놀자는 비전펀드 투자 지원을 받는 국내 네 번째 기업이 된다. 앞서 비전펀드는 쿠팡(30억달러), 아이유노미디어(1억6000만달러), 뤼이드(1억7500만달러)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기밀유지협약(NDA) 탓에 함구하고 있을 뿐 이미 양측이 막바지 협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전펀드가 책정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야놀자가 마지막으로 유치한 투자는 2019년 GCI와 부킹홀딩스로부터 유치한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였는데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원으로 평가 받았다. 불과 2년만에 기업가치가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투자 규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주 확보에 약 1조원, 구주 인수에 약 1조원 등 2조원이 거론된다.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폭등한 만큼 기존 주주들 대부분이 차익 실현을 위해 구주 매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야놀자의 최대주주는 이수진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이며 기타 주주로는 GIC, 부킹홀딩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 아주IB투자, SBI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비전펀드는 야놀자의 지분 20~30%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 지분율은 투자금액과 기존 주주의 구주 매각 동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수진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야놀자의 매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양상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8조원에 인수하며 회사를 품은 바 있다. 당시 딜리버리히어로는 힐하우스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GIC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했다.

◇비전펀드 투자 성사시 미국 증시 상장 유력 = 야놀자는 이수진 대표가 2005년 ‘모텔투어’라는 숙박 관련 카페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기업이다. 2015년 스마트폰 기반 앱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야놀자는 숙박업계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놨다. 온라인으로 예약 가능한 호텔, 숙박업소, 레저시설을 차근차근 늘려나갔고, 이후에는 숙박, 레저, 먹거리 등을 모두 엮은 ‘종합 여가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들을 인수, 투자하면서 사세를 더욱 키워갔다. 2015년에는 IoT 업체 커누스에 투자했고, 2016년 호텔 타임커머스 플랫폼 ‘호텔나우’ 2018년 레저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했다. 이어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 1위 기업 가람과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 등 국내외 호텔관리 시스템 기업들을 품었고 게스트하우스 플랫폼 ‘지냄',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랜트립' 등과 다양한 여행 관련 스타트업과 손도 잡았다. 이 같은 성장세에 2019년 GIC 투자 유치로 국내 7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기존처럼 추가 M&A를 단행해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는 한편 상장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쿠팡처럼 국내 시장 대신 미국 시장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상장 시점은 다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지난 2017년 스카이레이크에서 6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을 당시 5년 내 IPO 조건을 내걸었다. 2018년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주간사로 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가 일정을 변경한 바 있다.

야놀자가 국내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약 3~4조원이 거론되는데 국내에서는 이 밸류가 ‘거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비전펀드가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내부적으로 10조원 수준으로 판단한 만큼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이 이상의 밸류에이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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