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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네이버‧카카오 ‘표리부동’한 조직 문화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수민의 포스트IT]네이버‧카카오 ‘표리부동’한 조직 문화

등록 2021.06.10 12:30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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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혁신’은 모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됐다. 작게는 기술, 콘텐츠 등 산업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크게는 기업 조직이나 의사결정, 정채의 변화까지 요구한다.

IT기업에서 혁신은 특히 성공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기업의 오너들은 매해 신년사, 세미나, 박람회 등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 ‘달라져야 할 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혁신을 요구한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IT기업을 대표하며, 혁신의 가장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사업력은 20년 정도로 여타 대기업에 비해 그다지 길지 않다. 반면 현재는 많은 사업 혁신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준까지 성장했다.

다만 이들의 사업적 혁신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혁신은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

지난 5월 네이버의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이다. 심지어 그간 꾸준히 윗선에 호소를 했지만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씁쓸함을 더한다.

여기에 지난 6일 네이버 노동조합은 조합원 10%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한 경험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내 근태 관리 시스템에 근무 시간을 실제보다 적게 입력하고 휴게 시간은 더 늘려 잡는 등 ‘꼼수’를 동원해 52시간 초과 근무를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2월 카카오에서도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고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이와 함께 고성과자들에 대한 차별적 복지 혜택, 임직원들의 상호 인사평가 등 잡음이 일었으며, 최근에는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판이 잇따랐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네이버가? 카카오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혁신’과 ‘유연한 문화’에 가장 가까워야 할 IT기업, 심지어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 가장 보수적인 기업으로 나타나서다.

겉으로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표방한다. 임권급 외의 호칭은 ‘님’ 혹은 ‘영어’ 이름을 부른다. 직급을 생략해 위계질서를 없애고 상호 간의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기 위함이다. 직원들의 워라밸은 물론 향후 발전을 위해 부서 내 이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식 탓인지 잡코리아-알바몬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취업준비생이 꼽은 목표 기업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4위에 랭크됐다. 그 이유로는 ▲본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기 때문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기 때문 등이 순위권이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작은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기까지의 배경에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과거 야간·휴일 없는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지시로 인해 ‘판교의 꺼지지 않는 등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였다. 국민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구성원의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혁신에 가장 가까워야 할 기업이다. 기술적, 사업적으로는 많은 혁신에 성공했다. 이제는 구성원의 대우, 조직 문화 등에서도 혁신할 때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공정한 처리와 사후 대책 마련을 통해 이번 성장통을 슬기롭게 헤쳐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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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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