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째 금감원장 공석···대행 체제로 운영하반기 금융 현안 산적·조직 안정도 필요최근 임명 더 늦어질 가능성에 우려 목소리↑
금감원장 공석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원장 공백이 장기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최흥식 전 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이 불명예 퇴진하며 발생했던 공백도 18일에 그쳤다. 이 두 번 모두 예측 불가능했던 예외적인 사건이란 점에서 후임 원장 임명이 이토록 지체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금감원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차기 원장에 대한 ‘하마평’도 사라졌다. 원장 대행을 맡은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금감원이 풀어나가야 할 현안은 산적한 상태다. 사모펀드 사태 후속 처리, 가상통화 규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지어 있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중‧저신용자에 대한 감독‧관리와 코로나19 금융지원 만료를 앞두고 선제적 대응도 필요하다. 대행 체제에서도 풀어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권한과 책임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감원 조직 안정도 필요하다. 감사원이 금융감독원을 중징계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조직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어서다. 징계대상자로 금감원 자본시장 임원을 포함해 8명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장 사퇴 이슈로 최종 발표가 늦어질 수 있지만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감사로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이에 대한 비판도 커질 예정이다.
이어 8월에는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판매를 둘러싼 중징계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 선고가 예정돼 있다. 금감원에 재판에서 패소 한다면 징계 수위를 놓고 또 한번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금감원장 선임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가 1년도 안 남은 상태에서 금감원장이 ‘임시직’이 될 가능성이 크다보니 적임자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기표 청와대 전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청와대와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최근 논란에 휩싸이면서 금융권 인사를 챙길 여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 공백이 더 길어진다면 업무 차질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금감원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소신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내부 피로도도 높은 상태 인 것으로 안다”며 “금감원장 임명으로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조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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