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금리인상 소수의견 나와다음 회의땐 통화정책 조정 논의·검토금융 불균형 누적 부작용 우려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4차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영향이다. 경기 회복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는 동결했지만 금통위의 분위기는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는 0.25%p 인하한 이후 7월부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해왔는데, 이날은 고승범 금통위원이 0.25%p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5월 금통위에선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완화적 금융여건의 부작용, 금융 안정 리스크 확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통상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은 금리 변동의 시기를 점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과거 금리 변동이 있었을 때를 보면 소수의견이 한 두차례 나온 뒤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경기 회복세를 크게 저해하지 않는다면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필요하다”면서 “다음 회의시 부터는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들어 금리인상 필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연내’ 시점을 한정하기도 했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금융불균형 누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채가 과도하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해소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데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보면 ‘당분간’이라는 문구도 삭제됐다. 지난 5월 이 총재는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발표한 바 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등에서 시계를 표현하는 문구로 통상적으로 '상당 기간'이나 '당분간'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데, '당분간'은 보통 6개월을 뜻하는 상당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지칭한다.
이번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상황으로 보면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 쓰는 것이 낫겠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그래서 문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경제 개선 상황에서 완화 기조를 오래 유지하면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커지게 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제 성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취약계층은 재정정책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 역시 필요하다면 금융중개지원대출과 코로나19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가 발표되므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 인상 시점은 10월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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