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서 물적분할’ SK배터리, 10월 공식 출범SK이노 “EVB 사업 가치 인정 시점서 IPO 추진”경쟁사 LG엔솔 상장 초기 몸값이 기준점 될 듯큰 이변 없다면 내년 여름께 코스피 데뷔 유력증권가 “성장성 고려하면 고평가 가능성 충분”
무엇보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이자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올 가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어서 LG엔솔의 코스피 데뷔 과정이 SK배터리의 국내 증시 무대 등장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안팎에서는 내년 쯤 영업손익의 흑자 전환이 전망되고 글로벌 1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등 향후 성장 전망이 밝은 만큼 내년 여름께 증시에 데뷔한다면 최소 50조원 이상의 몸값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의 물적분할해 배터리 자회사인 SK배터리(가칭)의 신설 계획을 의결했다.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되는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이며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된다. 분할 시점은 오는 10월 1일로 결정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대표는 지난 7월 1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분사되는 배터리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이와 같은 발언을 본다면 앞서 배터리 사업부 분사와 증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LG엔솔의 발자취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 목적과 회사 분사 방식이 똑같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17일 물적분할 방식으로 전지사업부를 별도의 회사로 분사시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라 LG엔솔은 회사의 모든 지분을 LG화학이 쥔 상태로 지난해 12월 1일 출범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분사 결정 당시 IPO 추진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결국 LG엔솔 공식 출범 이후 1개월이 조금 지난 올해 1월부터 LG엔솔의 국내 증시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LG엔솔은 지난 6월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심 청구를 했고 현재 막바지 심사 중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달 중순께 상장예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LG엔솔은 오는 10월께 코스피 시장에 공식 데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은 분사 결정부터 코스피 상장까지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회사 출범 시점부터 본다면 약 10개월 정도가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례를 본다면 SK배터리는 늦어도 내년 여름쯤에 코스피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은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점에 SK배터리의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 가치 인정’이라는 발언의 의미를 볼 때 LG엔솔의 상장 초기 몸값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오는지를 본 뒤 IPO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장의 LG엔솔의 시가총액 전망치는 약 80조~100조원 안팎이다. 이대로라면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3위를 꿰차게 되고 90조원을 넘어선다면 SK하이닉스를 제칠 수 있다. 배터리 사업이 반도체에 이어 가장 몸값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를 받는 셈이 된다.
공교롭게도 LG엔솔의 상장 시점은 SK배터리의 출범 시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SK배터리의 IPO 채비는 회사 출범과 거의 동시에 시작될 확률이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함께 주목되는 부분은 SK배터리의 몸값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삼성SDI와 함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6월 월간 점유율로는 SK이노베이션이 삼성SDI를 0.7%포인트 차로 제치고 5위에 랭크됐다.
물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몸값 책정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 기준은 될 수 있다. 같은 업계의 다른 나라 경쟁사 시총이 LG엔솔의 몸값을 전망하는 기준 지표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점유율과 매출, 미래 전망 등을 고려한다면 LG엔솔의 시총은 230조원에 육박하는 닝더스다이의 시총보다 적고 배터리 부분을 떨어낼 비야디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배터리는 올해에만 160% 이상의 배터리 사용량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앞으로의 성장성이 탄탄할 것으로 보이고 점유율이 비슷한 삼성SDI보다 생산 능력이 더 큰 만큼 국내 증시 데뷔 시 최소 50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SK이노베이션의 시총보다 훨씬 높은 몸값 평가를 받는 셈이 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SK이노베이션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의 가치는 3조원대에 불과하지만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전망되고 글로벌 1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는 만큼 향후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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