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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카카오뱅크를 향한 은행계 증권사의 ‘몽니’

오피니언 기자수첩

[허지은의 주식잡담]카카오뱅크를 향한 은행계 증권사의 ‘몽니’

등록 2021.08.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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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부정적 의견 속출···‘매도’ 리포트도 나와증권가 “기존 은행주로 설명 불가···적정 기업가치 논의 필요”

reporter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 사흘째 은행주 1위를 굳혔다. 공모가 기준 18조원 수준이던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어느덧 30조원을 훌쩍 넘겼다. KB금융(21조원), 신한지주(20조원) 등 전통 은행 시총을 크게 웃돈다. 상장 초반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좋다.

화려한 데뷔와는 달리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기간 내내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상장 후 주가 향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의 잠재력에 주목했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 아닌 ‘은행’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상장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IB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제목은 ‘카카오뱅크 : 연목구어(緣木求魚)’. 연목구어란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을 무리하게 하려 한다는 의미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은 은행주로서 설명하기 어렵다”라며 “플랫폼 사업의 빠른 고객 증가와 수수료 수입을 예상하더라도 50배 이상의 PER은 장점과 기대감을 상당한 수준 반영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업 이상의 성장과 수익원을 기대하는 시장 기대치가 카카오뱅크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BNK투자증권은 좀 더 노골적인 비판에 나섰다. BNK투자증권은 이날은 지난달 26일 비상장기업에겐 이례적으로 ‘매도(Sell)’ 의견 보고서를 냈다. 목표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의 60% 수준인 2만4000원에 그쳤다. 이날은 카카오뱅크의 일반청약 첫째날이었다. 청약 첫날 나온 매도 보고서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술렁였다.

BNK투자증권 리포트 제목은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였다. 그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말해온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다’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 했다. 3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는 결국 “카카오뱅크에 대한 공모주 청약을 자제하고,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관심을 갖자”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해당 리포트는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이들 증권사는 모두 은행지주를 모기업으로 둔 은행계 증권사다.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 BNK투자증권은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등을 둔 BNK금융지주 소속이다. 상장기업인 이들의 주가는 카카오뱅크 출범일인 지난 2017년 7월 27일 이후 기업은행은 –32%, BNK금융지주는 –28%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은행계 증권사의 부정적 리포트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견제’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단기 상승세가 크지만, 국내 은행업계에 새로운 강자가 될 것임에는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PBR(주당순자산비율)을 기록한 종목이자 성공적인 디지털 금융플랫폼 등 카카오뱅크를 칭찬할 만한 포인트는 다양하다는 것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존재다. 기존 금융주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목표주가 산정 방법도 주관적인 가이드라인일 뿐, 향후 카카오뱅크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통 은행주들은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코로나19 폭락장이 연출된 지난해 3월 이후 코스피가 1400선에서 3300선을 넘는 동안 KB금융(69.2%), 신한지주(59.7%), 우리금융지주(48.5%)은 코스피 상승률에 크게 못 미쳤다. 중장기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데다 역대급 실적에도 ‘짠물 배당’에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잘 나가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은행계 증권사의 ‘비판’이 ‘몽니’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최우선 과제가 무엇일지 고민해볼 시기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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