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 기간 기존 4년서 3년으로 단축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25일 노사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으며 다음주 이사회에서 이를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이사회를 넘어서면 산업은행의 임금 피크제 기간은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다른 국책은행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상태다. 수출입은행 역시 임금피크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기업은행도 2016년 합의를 통해 그 기간을 5년에서 3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였다.
이는 희망퇴직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책은행 역시 희망퇴직을 운영 중이나, 임직원 대부분은 그보다 임금피크제를 선호한다. 주요 시중은행이 희망퇴직 시 24~39개월치 평균 임금을 지급하는 반면, 국책은행은 임금피크제 기간 급여의 45%만 퇴직금으로 책정하는 탓이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명예퇴직 제도를 멈췄고, 산업은행은 2014년, 수출입은행은 2010년 이후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운영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조직 내 임금피크제 대상자 비중이 커질 뿐 아니라 이들이 대부분 지원 업무로 이동하다보니 실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국책은행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개선해 직원의 희망퇴직을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기간(3~4년) 중 첫 1년만 근무한 뒤 희망에 따라 잔여임금을 받고 퇴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하지만 결정권을 쥔 정부는 여전히 제도 개선에 뜸을 들이고 있다. 높은 급여와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국책은행 직원에게 거액의 퇴직금까지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국민정서상 받아들여지기도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퇴직금을 늘릴 경우 더 많은 예산이 요구된다는 것도 걱정스런 부분으로 지목한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시기임에도 은행에 필요 이상 머무르며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퇴직을 활성화해야 국책은행이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정부도 세대 간의 상생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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