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주가 세 배 상승했지만···4개월 연일 ’내리막‘2분기 연속 영업익 1조···CB 이어 영구채 전환 우려주주들 ”공매도 놀이터 전락···장기운송계약도 불합리“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지난 13일 전 거래일과 동일한 3만825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 고점 대비 24.4% 가량 빠진 수치다.
HMM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운업 업황 회복에 따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5131억원, -2997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6조4133억원, 980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HMM은 올해 역대급 호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4개월 가까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횡포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회원 수 5000명이 넘는 동호회를 앞세운 주주들은 지난 12일부터 ‘소액주주 주권운동‘을 본격 시작했다.
현대상선(HMM) 주주동호회 카페 운영자 홍이표 씨는 14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소액주주 주권운동을 시작한 후 카페 회원 수가 매일 100명 이상 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최대한 모아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산업은행(지분율 24.96%)과 해양진흥공사(지분율 3.44%)가 보유한 전환사채(CB) 및 영구채다. 3000억원에 달하는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고, 고금리의 대규모 영구채도 상환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이다.
홍 씨는 “해양진흥공사가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는 내년 3월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이자율이 3%에서 6%로 늘어난다”며 “현재 수조 원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HMM이 불필요한 이자를 해양진흥공사에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HMM의 영구채 조기상환 통보를 막으면서 주식전환에 대한 시장의 우려만 커지고 있다”며 “최근 MSCI 지수에 편입되고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간 배경”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CB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해양진흥공사의 영구채 주식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다른 국책은행이고, 해양진흥공사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이행하는 국가기관이지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 대기업과 맺은 6개월 장기운송계약도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대주주가 운임할인을 압박했다는 의혹까지 내놨다.
홍 씨는 “통상 해운업체는 수출업체들과 1~2년 단위의 장기운송계약을 맺는데, 올해는 6개월짜리 계약이 체결됐다”며 “특히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컨테이너 해상 운임지표)가 상승추세에 있었는데도 산업은행 측은 HMM에 운임할인 압박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MM이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가 됐다는 것도 주주들의 불만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가 13일 발행한 공매도 데일리 브리프에 따르면 HMM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6409억원(8일 기준)에 달한다. 이는 코스피 2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잔고비중(4.10%)만 따지면 1위 셀트리온보다도 높다.
끝으로 홍 씨는 “HMM을 대하는 산업은행의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뤄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다”며 “10월 국정감사 이전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만나 회사 내부자가 제보한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HMM의 소액주주는 약 17만명에 달한다”며 “내년 정기주총에 대비해 소액주주들을 최대한 결집하고 법무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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