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위 중 고점 대비 낙폭 최대 오명실적 전망 어둡고 공매도 잔고 역시 1위3사 합병 이슈로 불확실성은 더 높아져적극적 주주소통·주가부양 노력 아쉬워
최근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대형주들도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연초 고점 대비 20.8% 급락했고, 한 때 100만원을 넘겨 황제주에 등극했던 LG화학도 70~80만원 대에서 횡보 중입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도 연고점 대비 32.3% 떨어졌고요. 기세등등하던 카카오도 22.6% 가량 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코스피 시가총액 톱10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큽니다. 올해 초 38만4000원까지 오르며 40만원을 바라보던 셀트리온은 어느새 21만6500원(18일 기준)까지 내려왔는데요. 10개월 사이에 45% 가량 쪼그라든 셈이죠.
시장에선 셀트리온의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바이오주 실적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1위)가 아닌 셀트리온입니다.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가 본격적인 매출을 일으키면 셀트리온의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겁니다.
물론 셀트리온의 하반기 매출 전망은 어두운 편입니다. 증권가는 셀트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32%나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렉키로나의 유럽과 미국 진출 기대감을 감안하면 너무 큰 조정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견고한 펀더멘털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요.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가장 먼저 지목되는 건 ‘공매도’입니다. 셀트리온은 국내 모든 종목을 통들어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데요.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이달 13일 기준으로 8650억원에 달합니다. 6348억원 수준인 2위 HMM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죠.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요.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이 수익을 위해 편법으로 시세를 조종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물을 대거 매도해 주가를 떨어뜨린 뒤 공매도를 치고, 다시 저점에서 현물을 사들이는 방법이 대표적이죠.
특히 셀트리온과 서정진 명예회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서정진 명예회장이 합병과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3사합병(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때 셀트리온의 주가가 낮을수록 서 명예회장에게 유리하거든요.
셀트리온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렉키로나 개발 등 호재가 있을 때마다 공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시세조종성 거래에 강하게 맞섰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울분을 쏟아내고 있죠. 이 때문에 셀트리온의 주가가 서 명예회장이 원하는 수준까지 떨어져야 3사합병이 진행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셀트리온이 주요 공시를 장 마감 이후에 내는 것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시장에선 공매도 거래비중이 높은 JP모건이 서 명예회장과 ‘같은 편’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퍼졌습니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셀트리온그룹의 비상장3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홀딩스-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에도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서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셀트리온 이사회의 의장인 서진석 씨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건데요. 이에 셀트리온스킨큐어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합병에서 배제됐습니다.
셀트리온을 믿지 못하게 된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주식 수 모으기를 통해 임시주총 표대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셀트리온 주주연합회는 총 5000만주의 주식을 확보해 서 명예회장과 기우성 대표 등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몰아내겠다는 계획을 세웠죠.
셀트리온이 땅에 떨어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주가 반등은 그림의 떡일 겁니다. 신속한 3사합병, 적극적인 주주소통과 주가부양 노력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바이오 대장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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