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절차 간소화...민간주도 개발 서울시 지원오세훈표 주택공급 속도 내기 위해 고안한 방법여의도, 강남 등 대거 포함...참여 검토 단지 늘어나일각에선 개발 기대감에 시장불안 가중 우려도서울시, 과열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검토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연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25곳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노후도와 주민동의율을 높은 일부 공모지를 중심으로 투자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맞춤형 지원으로 업그레이드된 신속통합기획에 대해 다양한 지역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속통합기획은 복잡한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해주고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로 심의 기간을 단축해 주는 등 민간 주도 개발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공급 확대를 위해 꺼낸 카드로 서울시와 조합이 정비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정비사업은 사업구역 지정,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 등에 5년 정도 소요됐는데, 이를 2년으로 단축하고 각종 심의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단출시킨다. 대신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성을 확보한다. 정부의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참여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면 신속통합기획은 주민이 주체가 된다는 점이 다르다.
정비사업 지역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으려면 조합 등 시행 주체가 있는 경우 조합총회나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신청해야 하고, 시행 주체가 없는 경우는 주민들과 자치구의 사전 논의를 거쳐 신청서를 내면 된다.
‘오세훈표’ 신속통합기획이 흥행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여의도 시범, 강남 대치 미도, 송파 장미·한양2차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주민 신청으로 신통기획 참여를 확정 짓자 인근 단지에서도 추진 열기가 불붙고 있다. 대치 은마와 잠원동 신반포2차, 여의도 한양 등도 주민동의에 나섰다.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 역시 최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26일 오후 신속통합기획 설명회 진행을 공지했다. 설명회는 조합 측이 시에 요청해 이뤄졌다. 조합은 설명회 이후 조합원들 의견을 취합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일각에선 신속통합기획이 흥행몰이를 이어가자 자칫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시장의 과열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격이 뛰어 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오 시장이 투기 방지를 위해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조기화 방안도 내놨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실효가 없다.
이에 서울시는 특별점검반을 파견해 부동산시장 교란행위를 집중 점검하는 등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거나 투기 우려가 커지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다세대·연립주택 거래가 많은 것도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사업에 뛰어드는 등의 투기적 과수요는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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