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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대박 터트린 한수원···정재훈의 탈원전 출구전략 ‘착착’ 진행중?

이집트서 대박 터트린 한수원···정재훈의 탈원전 출구전략 ‘착착’ 진행중?

등록 2022.01.04 14:39

수정 2022.01.04 14:47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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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폴란드·체코 등 해외에서 원전사업 영역 확대 ‘박차’여야 대선 후보들 원전 공약, 현정부와 온도차 ‘꽤’정권말 앞두고 현 정부와 ‘선긋기’ 나섰다는 해석도

이집트서 대박 터트린 한수원···정재훈의 탈원전 출구전략 ‘착착’ 진행중? 기사의 사진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새해부터 수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의 수주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수주는 해외시장에서 전방위 ‘K-원전 세일즈’를 펼쳐온 정 사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한수원은 이집트 원전사업을 시작으로 폴란드와 체코 등 해외 신규 원전 건설사업 수주전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러시아 JSC ASE사가 건설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4개 호기의 터빈 건물 등 2차측(원자로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속건물) 건설사업 단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양측은 내달까지 가격 등 세부 조건 협상을 마무리한 뒤, 오는 4월 말께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는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으로부터 1200MW급 VVER-1200 원전 4개 호기를 건설하는 엘다바 원전사업을 수주했다. JSC ASE는 올해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해 2028년 1호기 상업운전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이 단독 협상에 들어간 것은 이 중 터빈 건물 등 2차 계통 사업이다. 1200㎿급 러시아 원전인 VVER-1200 노형 4개를 짓는 데 총 300억 달러(약 35조원)가 들어간다. 한수원은 전체 사업의 5~10% 가량 참여한다. 전체 사업이 35조원에 달하는 만큼 한수원의 사업 계약 역시 조단위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은 정재훈 사장이 수년간 공을 들여온 사업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2019년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본부에 이집트사업추진팀을 꾸리고, 공격적인 K원전 세일즈를 펼쳤다. 한국이 해외에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한 건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2년 만이다.

정 사장은 코로나19에도 직접 이집트 출장에 나섰다. 현지 엘다바 원전의 2차 사업 물량 발주가 가시화하자 ‘2주 자가 격리’까지 감수하면서 적극적인 세일즈 행보에 들어갔다. 정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외 원자력발전 사업과 관련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조 단위의 수주 계약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잇따라 원전을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정 사장은 작년 10월 20일 국정감사에서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수원은 정부에 “원전은 초저탄소 에너지원”이라는 보고서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이 보고서에서 “경쟁국인 중국, 러시아는 원전을 녹색 활동으로 분류해 자국 내 재원 조달이 쉬운 편”이라며 “원전을 K택소노미에 포함해 ‘공정한 경쟁 여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전이 K택소노미에서 빠지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체코, 폴란드 원전 수출에서 경쟁국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현재 체코와 폴란드 등 유럽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원전사업비는 약 8조 원, 폴란드 원전사업비는 약 4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앞서 정 사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탈원전의 선봉에 섰다는 비판을 면치 못 했다. 그는 한수원 사장으로서 손해보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지시를 받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 결과를 조작해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정 사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배임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서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당시 국정과제였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요청한 사안이었다”며 “월성 1호기 이후 새로 원전을 폐쇄한 적이 없고, 원전이 나쁘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정 사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현 정부와 선긋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의 원전 공약은 현정부와 온도차를 꽤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건설이 중단된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 대해선 “국민의 합리적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해 현 정부와 결을 달리했다. 원전정책과 관련해선 ‘감(減)원전’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탈원전에 반대 입장을 강력히 밝히고 있어 향후 원전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부 정책이나 전력 수급을 떠나서 원자력 생태계 만을 따져본다면 한수원 CEO로서는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재개가 돼서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국회와 정부가 새로운 결정을 내리면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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