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7.1%12월 전금융권 가계대출 0.2조원 증가에 그쳐은행권에선 기타대출 줄면서 2000억원 감소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큰 폭 하락총량 규제·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풀이다만 추세적 안정으로 보기엔 ‘시기상조’
13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전금융권 가계대출이 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월 5조9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가계부채가 안정세를 찾아간다는 게 당국의 평가다. 연간 증가율은 7.1% 수준으로 전년 8.0%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권 관리 노력 강화와 한은의 두차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2년간 급증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관리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출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12월 중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 거래감소 등의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3조9000억원에서 둔화된 것이다.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을 보면 8월 8만9000건, 9월 8만2000건, 10월 7만5000건에서 11월 6만7000건으로 줄었다.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연말 성과급 유입 등으로 인한 신용대출 축소와 여전사 카드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5월 공모주청약금 반환과 같은 일시적 영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 1월 감소 이후 처음이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2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12월 6조7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인데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은행들이 총량 규제에 맞추기 위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용대출 취급 중단, 금리 인상 등의 방법으로 대출을 억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전세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증가규모가 전월 2조4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 2018년 2월 1조8000원 증가 한 이후 최저치다.
또 기타대출이 2조2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난 2008년 12월 8000억원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 감소다. 이는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와 대출 금리 상승, 연말 상여금 유입 등 영향이 컸다.
2금융권에서는 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3조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상호금융 주담대가 1조7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여전사 카드대출이 1000억원에서 6000억원 감소로 늘어나며 증가폭이 축소됐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권 가계대출을 보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가 지속되고 있고 상여금 유입 등 연말효과, 대출금리 상승 효과가 나타나면서 증가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히 높고 연초 금융기관들도 본격적으로 대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안정됐다고 안심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 기준 가계대출의 비중을 보면 75% 가까이 주담대가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신용대출 포함한 기타대출은 변동성이 크다”면서 “추세적인 흐름을 보려면 주담대의 수요를 봐야하는데,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늘어나는 등 여전히 수요가 있고 불확실성이 높아서 가계대출이 추세적으로 둔화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