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백지화로 원전 신규 건설···한전기술‧KPS '숨통'규제 완화로 재건축‧리모델링 붐···대형 건설사 직수혜LX하우시스‧한샘 등 건자재 관련주도 성장 모멘텀 확보산업정책 영향력은 감소할 듯···급변하는 시장환경 변수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이후 원자력 발전 비중 30%대 유지 등 원전 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축소됐던 원전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은 2015년 7차 계획에서 2기가 추가됐지만 현 정부 들어 6기(8~9차 계획)가 백지화된 상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대신 원자력과 청정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신한울 3, 4호기의 공사 재개, 월성 1호기 재가동 검토 및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 해외 수출 확대‧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한 화석연료 가격도 원전 육성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은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의 대중화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다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수명 연장은 관련 업체들의 주가와 실적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국내 수주 잔고가 소진됐던 한전기술과 장기적인 원전 정비 매출 규모 축소가 예정됐던 한전KPS의 영향이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와 해외 원전 공사 시 주요 기자재를 납품해 온 두산중공업도 대표적인 원전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새 정부 집권 이후 총 8조26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를 조기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내외 변수가 많은 한국전력은 주가 상승의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 지속적인 국제 유가 상승과 온실가스 배출권의 유상할당 확대로 연료비 및 환경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원전을 비롯한 산업정책의 영향력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력한 산업 정책으로 '큰 정부'를 꾸렸던 진보 성향 정부와 달리 보수 성향 정부는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를 우선해 왔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에너지 정책과 더불어 부동산 분야도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 물량 확대는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기 때문이다. 250만가구 신규 공급, 역세권 재건축 용적률 상향(500%),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을 내건 윤 당선인은 6월 지방선거 이후부터 규제 완화를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3기 신도시 등을 활용한 문재인 정부와 달리 30년 이상 노후단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목동, 송파, 노원 등 1980년대 서울에 조성된 단지는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 재건축하고, 1기 신도시(일산‧분당‧중동‧평촌)는 주택 리모델링 규제 완화를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가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적정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국내 주택 수주 분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직접적인 수혜주로는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아이에스동서, 아세아시멘트 등이 꼽힌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대형 주택 사업자에 대한 우선 수혜가 기대된다"며 "최선호주는 GS건설, 차선호주로 현대건설"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은 '자이',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바탕으로 단순 도급과 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990년대 이전 수도권 내 조성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는 브랜드 아파트를 보유한 대형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된다"며 "지난 2년 동안 주거용 신규 수주가 부진했고 재건축 대상 단지도 충분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건설주와 함께 주가 부진에 허덕였던 건자재주 역시 새 정부 출범 이후 날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창호와 바닥재 등을 생산하는 LX하우시스와 KCC, 인테리어 브랜드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이 대표적이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금강철강, 동양파일, 삼일씨엔에스, 덕신하우징, 윈하이텍 등도 부동산 정책 수혜주로 분류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점은 향후 투심 회복의 변수로 꼽힌다. 대구와 경북에 집중된 미청약 현장은 올해 들어 충청, 경기 외곽까지 확대됐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과거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정책 효과는 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윤 당선인의 적극적인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시장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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