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퓨쳐위즈, 리딩방 운영 업체 ㈜트리거 지분 40% 보유트리거는 증권·코인 카카오톡방 사업···증권플러스와도 제휴업계 "거래소 암묵적 룰 깨 의도 불순···심판이 선수로 뛴 꼴"자본시장법상 금융·증권 시세조종 금지···가상자산은 규제 밖전문가 "가상자산 시장 규모 커져···투자자 보호 법망 마련"
가상자산 업계에선 국내 거래소 간에 만들어진 암묵적인 규칙을 깨버린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립을 지키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거래소가 직접 선수로 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빠른 법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두나무, 코인 리딩 운영 업체에 지분 투자 =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회사인 퓨쳐위즈를 통해 코인 리딩방 운영 업체 ㈜트리거를 지배하고 있다. 퓨쳐위즈가 보유한 지분 비율은 40%다.
트리거는 증권, 코인 등 유료 카카오톡 리딩방 운영이 주 사업인 업체로 2015년 3월에 처음 설립됐다. 주식 및 비트코인 전문가들를 영입해 리딩방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생산 및 운영하고 있으며 두나무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과 제휴도 맺고 있다. 현재 트리거가 영입한 전문가는 30여 명으로 월 이용료는 월 33만원~55만원 수준이다.
현행법상 두나무가 유료 카톡방 운영 업체에 지분 투자한 것은 불법은 아니다. 현재까지는 가상자산거래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대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은 자본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법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시세 조장, 부정거래 등을 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보험사, 증권사는 미공개 정보를 통해 투자자를 현혹하는 등의 행위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 업계도 비판···"모종의 규칙 깬 일" =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당장은 불법은 아니지만 두나무가 리딩방 운영 기업에 투자를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놀라는 분위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선 투자자 보호 및 윤리적인 이유로 시세 조장, 부정행위 등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모종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국회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도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입법을 추진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소는 신뢰를 잃으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다수의 국내 거래소가 중립을 지키는 경영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1위인 두나무가 리딩방 운영 업체에 투자를 한 것은 업계의 룰을 깬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떤 이유로 리딩방 운영 기업에 투자한 것인지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에선 매일 데이터조사를 하는데 업비트의 거래가 다른 거래소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의문이 든 적이 있었다"라며 "국내 대다수 거래소에선 통상적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데 업비트에선 국내에서만 발행된 이른바 '김치 코인'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등 반대의 결과가 자주 나타났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러한 동향은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코인 전문가들 사이에선 작전하는 것이 아니냔 의혹이 돌곤 했었다"며 "리딩방을 간접적으로라도 운영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도 코인 리딩방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도 빈번한 만큼, 이번 두나무의 직접 투자는 적절치 않다고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헌법상 투자의 성격을 띄는 것은 반드시 투자자 보호도 갖추도록 돼 있다"라며 "거래소가 이를 운영한다는 것은 심판이 직접 선수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가상자산도 투자의 성격이 강한 만큼 높은 수준의 보호망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이러한 투자를 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라며 "국회에서 계류 중인 다수의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통과 시켜 증권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두나무 관계자는 "트리거는 퓨쳐위즈를 인수하기 전부터 투자한 회사이다"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트리거 측에 코인 관련 전문가 유료서비스를 종료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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