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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조 클럽' 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넥스트스텝 '금융분리'

IT IT일반

'1조 클럽' 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넥스트스텝 '금융분리'

등록 2022.05.02 14:40

수정 2022.05.02 19:09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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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조4345억원···국내 게임사 톱5 안착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주사 체제···권 창업자 진두지휘지배구조 정리로 독립 금융그룹 출범···미래 성장에 투자

'1조 클럽' 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넥스트스텝 '금융분리' 기사의 사진

'1조 클럽'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그룹을 이끄는 권혁빈 창업자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금융 계열 분리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등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국내 게임업계 매출 5위에 올라서는 등 수익성은 입증했다. 여기에 다른 한 축으로 금융업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유망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345억원, 영업이익 59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4%, 62.6%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특히 2020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스마일게이트는 2년 연속 '1조클럽'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국내 게임사 순위 5위에 자리하며 국내 대표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 매출 톱5는 ▲넥슨 2조8530억원 ▲넷마블 2조5059억원 ▲엔씨소프트 2조3088억원 ▲크래프톤 1조8863억원 순이며 스마일게이트가 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로 유명한 회사다. 다만 외형적인 크기에도 불구하고 지주사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들이 비상장회사인 탓에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또 권혁빈 창업자가 대외활동을 꺼리는 은둔 경영자인 것도 한몫한다.

'1조 클럽' 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넥스트스텝 '금융분리' 기사의 사진

◇권혁빈 창업자, 지주사 지분 100% 보유···계열사 모두 비상장사 =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계열사를 이끄는 구조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산하에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RPG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8개의 종속기업이 있다.

권 CVO는 지난 2011년 스마일게이트그룹을 현재의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했다. 이후 수년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현재 그룹사의 모습을 갖췄다. 권 CVO는 2017년 8월 1일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대표직을 내려놨다. 대신 이사회를 꾸리고 의장으로 올라섰다.

이후 2020년 스마일게이트는 이사회 체제에서 '그룹 IP 경영 협의체 체제'로 전환했다. 이사회 체제는 이사진이 모여서 내부 의사결정을 하며, 그룹 IP 경영 협의체는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그룹 내부 전문가들과 현장의 의견이 경영에 반영되는 체제다.

초대 경영 협의체 의장에는 성준호 스마일게이트그룹 대표가 선임됐다. 현재의 CVO 직책도 당시 신설됐다. 권 CVO는 그룹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됐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창사 이래로 기업공개(IPO)를 한 계열사가 한 곳도 없다. 그만큼 게임업계에서도 베일에 싸여 있는 회사다.

한차례 IPO를 추진한 경험은 있다.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진행했다. 당시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 개발로 인해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다만 현재는 로스트아크의 흥행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자금 여력이 충분해졌으며 당장 외부투자를 받을 이유도 없어졌다. IPO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권 CVO의 기조를 감안하면 사실상 IPO가 무산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도 현 시점에서 IPO를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스마일게이트 측도 2019년 주관사 선정 이후 추가적인 움직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캐시카우 '크로스파이어'·'로스트아크' 흥행몰이 = 스마일게이트의 주력 게임사업은 현재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다.

먼저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매출 3898억원, 영업이익 30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86.7%, 4419.4% 급증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만 담당하고 있어 사실상 지난해 실적은 로스트아크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RPG가 7년의 개발 기간 동안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만든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지난 2018년 정식 출시됐다. 론칭 첫날 동시접속자 25만명을 기록하는 성적을 냈기도 했지만 오히려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로스트아크가 반사이익을 본 것도 주효했다. 유저 친화적인 게임 운영과 계속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금강선 총괄디렉터의 개발 방향성으로 인해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월 게임 플랫폼 '스팀'에 정식 출시 이후 동시접속자 수 132만명을 돌파하며 스팀 역대 2위의 기록을 세웠다. 국산 MMORPG로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 RPG로서도 전례 없는 기록이다. 로스트아크의 스팀 론칭 이후 첫 3일(현지 시각 11일~13일)동안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의 신규 가입자 수만 470만명에 달한다.

또 다른 캐시카우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6097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매출의 42.5%를 담당했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출시된 FPS 게임으로 국내보단 중국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에서 텐센트가 서비스하면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의 스마일게이트그룹을 만든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월 크로스파이어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콘솔 신작 '크로스파이어X'를 글로벌 출시했다. 언리얼4 엔진을 사용해 뛰어난 그래픽으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엑스박스 콘솔이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스마일게이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넥스트 20'년 독립 금융 그룹 출범···"글로벌 공략" =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독립적인 금융 그룹을 출범시켜 '넥스트 20년'을 위한 미래 비전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대형게임사들이 금융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독립 그룹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게임사는 스마일게이트가 처음이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이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의도는 먼저 수익성 다각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더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청년 창업가들의 성장을 도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권 CVO의 의도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산업자본 지주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 또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금융업을 소유할 수 없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싱가포르 자회사 '스마일게이트투자그룹'을 설립해 우회 소유하는 방법을 택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싱가포르 자회사가 국내법인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지분 91.59%를 소유해 종속관계로 편입시켰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엔터테인먼트 그룹과 VC(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와 자산운용사(스마일게이트 자산운용) 등을 포함한 금융 전문 그룹으로 지배구조 정리를 통해 계열을 분리하고 독립적인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 키워 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를 정리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은 권 CVO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다만 아직까지 신설 금융 법인 설립이나 계열사 지분 인수 방식 등 구체적인 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새롭게 출범할 스마일게이트 금융 그룹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AI, 블록체인 등과 같은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미래 지향적 성장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을 포함한 금융 선진국을 비롯해 인도·중국·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도 이어 나간다.

엔젤 펀드 등 사업상 극 초기 단계에 대한 투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는 연내 엑셀러레이터(AC)를 법인 분리해 초기 투자 역량 강화에 나선다. 가능성 있는 기업을 초기 단계부터 발굴해 체계적인 투자로 창업 생태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C, 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이 각각 엔젤 펀드 등 초기 투자, 시리즈A부터 프리IPO 단계를 다루는 전통 벤처 투자, 상장사 및 부동산/해외 투자 등을 각각 전담하며, 모든 분야의 기업을 보다 전문적으로 진정성 있게 투자 및 육성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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