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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손보업계, 실손보험금 소비자와 '진통'···금감원 경고에도 해결은 미지수

금융 보험

손보업계, 실손보험금 소비자와 '진통'···금감원 경고에도 해결은 미지수

등록 2022.05.27 07:56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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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실손보험금 부지급 민원 비율 증가백내장·도수치료 등 심사 기준 상향 평준화일부 소비자 '부지급이 부당'···단체訴 준비"실손보험금 누수 막으려면 반드시 대책 必"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높은 손해율에 보험사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을 두고 업계와 소비자간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금 누수의 핵심이었던 백내장과 도수치료에 대한 심사 기준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과 관련한 민원이 전분기 대비 늘었다. 실손보험금 부지급 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동안 백내장과 도수치료에 관련한 민원의 비중이 컸다는 전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지난 4월 소비자상담 분석 결과를 보면 실손보험에 관련한 상담 건수가 압도적으로 늘었다. 지난달 실손보험 상담은 지난해 동월(103건) 대비 270.9% 증가한 382건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는 53.4% 늘어난 것으로 관련 상담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상위 손해보험사들의 장기보장성보험 민원도 증가세를 보였다. 장기보장성보험은 실손보험을 포함하는 항목이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서 올해 1분기(5341건) 상위 7개 보험사들의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은 전분기(4731건)보다 평균 12.89% 증가했다.

개별사로 보면 전분기 대비 보유계약 10만건당 장기보장성보험의 민원 증가율은 롯데손해보험(42.98%), 현대해상(29.54%), 삼성화재(13.90%) 순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의 전체 자체 민원건수 증가폭(10만건당 환산비)이 30%임을 고려하면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그 뒤는 메리츠화재(7.60%), DB손해보험(6.33%)가 이었다.

장기보장성보험에 대한 민원이 줄어든 곳은 한화손해보험(-2.67%)과 KB손해보험(-7.89%) 정도다. 일례로 한화손해보험의 유형별 민원 감소폭은 ▲일반보험(-39.93%) ▲장기저축성보험(-21.43%) ▲자동차보험(-19.19%)으로 나타났는데, 장기보장성보험 상품의 민원 감소가 두드러진다.

이처럼 장기보장성보험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이 강화된 데서 비롯됐다.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로 손해율이 높아지자 손보사가 기준을 높인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실손보험금 누수가 심각한 백내장 수술 등에 대한 보험사기에 경고등을 켰다. 감독당국은 보험사기 업계와 공조하는 동시에 신고 특별기간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보여왔다.

이런 기조에 따라 주요 손보사들도 지난 4월부터 실손보험 지급 지침을 강화했다. 예를 들어 백내장 수술에 대해서는 수술명칭이나 영수증만 제출하면 보험금이 지급됐던 것에 반해 전문의 검사지 등 추가 근거자료 제출 의무가 강화됐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세극등현미경 검사지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보험사의 부지급이 부당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량한 소비자까지 보험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실제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보험사가 요구한 세극등현미경 검사지는 '의무기록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의사가 의무적으로 기록을 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는 얘기다.

금감원도 보험사에게 '지급심사에 의료자문 행위를 남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물론 보험업계도 나름의 입장은 있다. 백내장 등 전통적 보험사기 항목에 해당하는 수술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고 업계의 손해율 관리가 강화되자 브로커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관련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타도록 하는 행위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 자문 남용은 당연히 안되는 것이지만 최근 '실손보험금 수령 막차를 타라'는 식의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형국"이라며 "당국도 실손보험 손해율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를 위한 대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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