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집단에서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은 '낮음'HK이노엔, 현대바이오 등 백신 적응증 확대 나서
질병관리청은 해외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 증가에 따른 국내 유입 가능성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날 위기관리전문위원회 자문 및 금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결정됐다.
위기평가회의에서는 유럽에서 특정 집단 중심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향후 추가사례가 지속 발생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유입 가능성을 두고 고위험집단에서의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에서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다.
질병자체의 영향력은 낮지만 고위험집단에서 노출될 위험이 높기에 위험도는 '중간'으로, 일반인은 발생가능성이 낮으므로 '낮음'으로 평가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비(非) 엔데믹국가 원숭이두창 발생 보고 현황' 보고서에서 '보통위험(moderate risk)' 수준으로 평가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WHO 위험평가는 ▲ (0단계) 매우 낮은 위험 ▲ (1단계) 낮은 위험 ▲ (2단계) 보통 위험 ▲ (3단계) 높은 위험 ▲ (4단계) 매우 높은 위험 등 총 5단계로 구분된다.
원숭이두창은 31일 현재까지 31개국에서 473명의 확진자와 136명의 의심자가 보고됐으며 5월 이후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누어 적용하고 있으며,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이다.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의 경우 심각 단계를 적용하고 있고, 동물인플루엔자인체감염증(AI)은 관심, 2018년 발생한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도 관심 단계를 적용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대책반을 가동해 각 나라의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지자체, 의료계, 민간전문가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환자감시 및 의심사례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발생 사례는 없으나, 이후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개정을 추진하되, 고시 개정 이전에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선제적으로 관리해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감염병 대처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당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조기발견과 지역사회 확산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은 현지에서 유증상자 및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과 안전여행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그리고 수포성 발진 등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1339로 문의해 안내받길 바란다"며 "이러한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등 감염예방행동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한편, 원숭이두창 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는 천연두 백신·치료제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산 천연두 백신을 생산하는 HK이노엔은 최근 이 백신을 원숭이두창 예방 용도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먹는 항바이러스제 'CP-COV03'을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 트랙(신속허가절차) 신청에 나서기로 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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